“만 97세 고령에 중증 치매로 수형 생활 시 사망 위험”
서울중앙지검이 23일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형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2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를 열고 횡령 등 혐의로 징역 3년형이 확정된 신 명예회장에 대해 6개월의 형집행정지를 결정했다. 현재 만 97세로 고령인 데다 말기 치매 등으로 거동과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만큼, 형을 집행하면 질병 악화로 사망 위험할 위험이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위원회에는 의료계와 법조계 등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신 명예회장은 6개월 뒤 다시 검찰의 연장 심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건강 상태를 다시 심사해 형 집행 여부를 다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검찰은 거처를 롯데호텔과 병원으로 제한했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 6월부터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현 이그제큐티브타워) 34층에서 거주하고 있다.
앞서 변호인 측은 최근 신 명예회장이 고령인 데다 중증 치매를 앓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형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신청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형사소송법상 Δ형의 집행으로 인해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는 때 Δ연령 70세 이상인 때 Δ잉태 후 6개월 이상일 때 Δ출산 후 60일 이내 Δ직계존속의 연령이 70세 이상이거나 중병·장애인이고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을 때 Δ직계존속이 유년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을 때 Δ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검찰 지휘 아래 형 집행을 정지할 수 있다.
대법원은 지난 17일 신 명예회장에 대해 2심에서 선고한 징역 3년, 벌금 30억 원을 그대로 확정한 바 있다. 신 명예회장은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 등이 롯데그룹에서 일하지 않았음에도 급여를 지급하고 이들 소유 회사에 롯데시네마 매점을 임대하는 등 횡령과 업무상 배임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신 명예회장은 앞서 1,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구속되지 않았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