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서울 정동교회에서 열린 조카의 결혼식에 참석 한 정몽구 현대차 회장(오른쪽)과 정몽헌현대아산 회장이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이날 결혼식의 주인공은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회장의 손자인 정문선씨와 국내 최대 법무법인인 김앤장법률사무소의 김영무 변호사 딸 김선희씨였다.
이날 결혼식장에는 현대차 전문 경영인들은 물론,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태정 전 법무부 장관 등 관계 인사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호암미술관장이 참석하는 등 정-관-재계 고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하객 중 가장 관심을 끈 인물들은 현대 정씨 일가의 형제 자신들이었다. 특히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몽헌 현대 회장의 만남에 관심이 집중됐다.
▲ 신랑 정문선씨와 신부 김선희씨. | ||
하지만 정작 식장을 찾은 정몽헌 회장은 혼주를 맡은 정몽구 회장과 식장 입구에서 반갑게 악수를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그간 두 사람 사이의 깔려있던 현대그룹 적통 후계자 논란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듯 보였다. 현대그룹에서 대북 사업 참여 여부에 따라 마치 칼로 자른 듯이 부실 계열사와 우량 계열사가 갈리면서 현대그룹은 사세가 기울고 현대자동차그룹은 재계 4위 그룹으로 사세가 뻗어나가고 있다. 이미 현대건설 본사 사옥도 현대차에 넘어갔다.
그래서인지 정몽헌 회장은 식이 진행되는 동안 간혹 침울한 분위기를 보여 최근의 심경을 반영하는 듯 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정몽헌 회장은 13일 오후 대북 사업 협의를 위해 금강산에서 귀국해 서울로 귀환한 뒤 그날 밤 특검팀에 불려가 14일 새벽까지 조사를 받고 귀가한 터였다. 그리고 바로 조카 결혼식에 참석한 것.
▲ 정몽헌 회장(왼쪽)과 정몽준 회장. | ||
한편 이날 결혼식은 정몽구 회장이 혼주를 맡은 자리였다. 문선씨의 부친인 고 정몽우씨(정주영 회장의 4남)가 일찍 사망했기 때문에 정몽구 회장이 정씨 집안의 가장으로서 행사를 주관했다.
정몽구 회장은 정몽우씨 몫으로 남겨졌던 고려산업개발이 IMF를 전후해 부도나자 문선씨와 문선씨의 형인 정일선 비앤지스틸 부사장을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비앤지스틸에 근무하게 하고 회사 지분을 주는 등 배려를 하고 있다.
문선씨는 미국 존스홉킨스대를 나와 지난해 초 비앤지스틸에 과장으로 입사해 현재 재정부 차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