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위 지적한 부실대응, 자료조작 의혹 전면 재조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대검찰청은 세월호 참사 사건 관련 재수사를 진행할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설치한다고 6일 밝혔다. 단장은 임관혁 안산지청장이 맡으며, 부장검사 2명과 검사 5~6명 등 10명 안팎의 검사로 꾸려질 예정이다. 특수단 사무실은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 꾸려 운영할 예정이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에서 수사 지휘를 하게 된다. 특수단은 세월호 참사의 사고 원인, 구조 과정의 문제점, 정부 대응 등 지휘체계, 과거 관련 수사의 외압 의혹 등에 관해 전반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특수단은 그간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에서 조사대상으로 삼았던 부분들도 전면적으로 다시 들여다볼 전망이다. 특조위는 10월 31일 ‘세월호 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통해 “참사 당일 대다수 승객에 대한 구조수색 및 발견, 후속 조치가 지연되는 등 전반적인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에 배당됐던 세월호 내 폐쇄회로(CCTV) 증거자료 조작 의혹 사건도 특수단으로 넘어온다. 앞서 특조위는 지난 4월엔 해군과 해경이 세월호 참사 당시 CCTV 영상이 저장된 녹화장치인 DVR 영상을 조작한 정황이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특수단 설치는 그간 꾸준히 세월호 의혹 구명 의지를 드러낸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지난 10월 17일 열린 대검 국정감사에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월호 참사 관련 수사 외압 의혹을 지적하며 재수사 여부를 묻자 “사건이 접수되면 종합적으로 잘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재수사 요구와 이에 공감하는 여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그간 지속적으로 검찰에 재수사를 촉구해왔고, 세월호 특수단 설치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는 올해 20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검찰 관계자는 “참사 당일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 전후 상황이 어땠는지에 대해 더 이상의 규명이 필요치 않을 때까지 한번 수사를 해보자는 게 검찰총장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