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의원 비서 남편 백경훈 청년 인재 영입 잡음…신 “난 시대정신과 무관”
11월 18일 일요신문과 만난 신보라 의원. 사진=임준선 기자
사실 자유한국당 개혁파 사이에서 신보라 의원은 시대정신계 전북대 라인으로 불린다. 백경훈 대표의 이상한 영입 포장 역시 시대정신계 전북대 라인의 비례대표직 세습이라는 의혹을 받는다. 이 둘은 박근혜 정권 때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 이재성 자유한국당 기획조정국장과 함께 자유한국당 내 시대정신계 전북대 라인으로 분류된다. 공천에서 일정 부분 지분이 늘 확보돼 있다는 말도 있다. 이 지분은 ‘시대정신 지분’이라고 불린다.
시대정신은 계간지 형태로 발행됐던 잡지를 일컫는다. 1998년 11월 ‘강철서신’ 김영환, 한기홍, 홍진표 등 주체사상파에서 전향한 1980년대 학생 운동권 인사가 주축이 돼 창간됐다. 폐간, 복간을 반복하다 2006년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이었던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가 발행인으로 취임하며 재창간됐다.
시대정신은 사단법인을 가리키기도 한다. 2004년부터 시작된 뉴라이트 운동과 함께 시작됐다. 계간지 시대정신 창간인 홍진표를 비롯 2004년 신지호, 최홍재 전 청와대 행정관 등 ‘전향 386 3인방’이 중심이 돼 출범된 자유주의연대는 2006년 뉴라이트재단과 통합돼 2008년 시대정신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구심은 홍진표 씨다. 1998년 계간지 시대정신 창간을 주도한 홍 씨는 자유주의연대 사무총장을 지냈고 2008년 말부터 사단법인 시대정신의 이사로 일했다. 2010년 계간지 시대정신 편집인이 되기도 했다. 결국 사단법인 시대정신과 계간지 시대정신은 한 몸인 셈이다.
신보라 의원이 시대정신과 묶이는 건 박근혜 정권 화이트리스트 사건 때문이다. 2017년 9월 서울중앙지검은 서울 마포구에 있는 사단법인 시대정신 등 박근혜 정부에서 지원을 많이 받은 민간단체 10여 곳 사무실, 주요 관련자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여기에는 신보라 의원이 이끌던 청년이여는미래도 포함돼 있었다. 이때 우익 단체 동원과 기업 지원을 이끌어냈다는 의혹을 받던 허현준 전 행정관의 자택도 압수수색 당했다. 사단법인 시대정신의 전신 자유주의연대 운영위원과 계간지 시대정신 편집위원 출신인 최홍재 전 행정관 자택도 마찬가지였다.
이 가운데 시대정신 사무국장 출신인 허현준 전 행정관은 신보라 의원과 같은 전북대 출신이다. 전북대 총학생회장, 전북총련 의장을 역임한 강성 운동권 인사였으나 1990년대 말 김영환을 비롯한 전북총련 계열 인사와 함께 전향했다. 조직을 만들고 조직을 동원하는 능력이 탁월했기에 박근혜 정권 때 관변단체 조직 및 지휘의 수장이라고 불렸다. 신 의원이 조직한 청년이여는미래가 허현준 전 행정관 자택과 함께 압수수색 당해 둘의 관계는 계속되는 의혹의 정가운데에 있다.
게다가 신보라 의원이 2015년 8월 펴낸 책 때문에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신 의원은 ‘젊은 날의 대한민국’이란 책을 썼는데 출판사가 시대정신이었다. 시대정신은 최홍재 전 행정관과 허현준 전 행정관을 비롯 김영환,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홍진표 등 시대정신계 인사의 책을 여럿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보라 의원은 “시대정신과 나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한편 전북대 라인의 폭넓은 확장성도 늘 이목을 끈다. 유명한 건 전북대 출신 김재준 청와대 행정관이다. 김 행정관은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살던 집을 구매한 사람이다. 2017년 6월 청와대로 가기 앞서 손혜원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19대 국회 땐 문재인 당시 의원실에 보좌관이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