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범행 계획과 다수 살해, 피해 회복 안 됐다는 이유
검찰이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안인득에게 27일 사형을 구형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검찰은 창원지법 형사4부(이헌 부장판사) 심리로 27일 열린 국민 참여 재판에서 안인득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안인득을 수사했던 창원지검 진주지청 정거장 검사는 최후 의견을 통해 안인득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다수를 잔혹하게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점, 피해 회복이 되지 않은 점을 근거로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
정 검사는 “안인득은 범행 대상을 미리 정하고 범행도구를 사전에 사들이는 등 철저한 계산 하에 방화 살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살인 피해자들 모두가 급소에 찔러 사망했고 피해자들은 지옥 속을 살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 안인득이 저지른 범죄보다 더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범행은 쉽게 떠올릴 수 없다”며 “우리나라가 사형집행을 하지 않은 1997년 이후에도 반인륜적이면서 잔혹하고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범죄에는 사형을 선고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인득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정의가 살아있다고 선언해 달라”고 재판부와 배심원들에게 거듭 요청했다.
검사 최후 의견에 앞서 피해자 가족들도 안인득에게 엄벌을 탄원했다. 안인득이 휘두른 흉기에 누나를 잃고 조카가 크게 다친 남성은 “안인득이 최고형을 받는다고 해서 돌아가신 누님, 조카가 다시 예전대로 돌아올 수 없지만 대한민국이 허용하는 최고의 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인득 국선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안인득의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그는 “피고인의 인지 능력이 정상일지라도 피해 망상과 사고 망상이 정상적이지 않아 범행에 이르는 과정이 정상인과 분명히 차이가 있다”며 “법정에서도 본인 상태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범행에 충돌을 느끼고 범행에 이르는 과정에 정상인과 같아 보이더라도 정신질환으로 인해 행위 통제 미약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선변호사는 안인득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불행한 사건의 책임을 1명에게만 묻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범행 전부터 안인득의 가족들은 ‘안인득이 위험하니 조치를 해 달라’고 여러 곳에 이야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조치가 되었다면 오늘의 불행한 사건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누구 한 명을 비난하고 처벌만 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사회 안전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인득은 지난 4월 17일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후 대피하던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