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DGB금융 하락세 속 JB금융 홀로 상승세…저축은행 5위 웰컴, 2위 OK 순이익 앞질러
지난 11월 말 지방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금융권은 크게 술렁였다. 수십 년간 지방 금융 시장의 쌍두마차였던 DG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반면 JB금융지주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294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5%나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반면 DGB금융은 같은 기간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줄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7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BNK금융 역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529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줄었다.
지방 금융지주 실적이 이처럼 엇갈린 이유는 주력 계열사인 지방은행의 영향이 컸다. JB금융 산하 광주은행이 올해 3분기까지 1397억 원의 순이익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하긴 했지만, 전북은행은 같은 기간에 지난해보다 9.6% 늘어난 957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BNK금융과 DGB금융 산하에 있는 지방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모두 감소했다. BNK금융 산하 부산은행의 순이익은 3559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1% 감소한 수치다.
경남은행의 감소폭은 특히 컸다. 3분기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24% 감소한 1626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3분기만 놓고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95% 감소한 422억 원에 그쳤다. 하이투자증권 등 지난해 하반기 단행한 인수·합병(M&A) 효과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DGB금융의 대구은행 역시 3분기 누적 기준 2365억 원으로 15.9% 줄었다.
DGB금융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욱 크다. 1967년 설립 이후 지방은행을 대표하던 대구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산은행에 1위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DGB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업계 최고인 70%에 달한다.
금융권은 이 때문에 자동차와 전자 등 지역 주력산업이 침체에 빠지면서 대구은행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DGB금융은 이에 대해 “시장금리의 급격한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 부실채권 매각과정에서 발생한 비이자 부문 손실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수년 간 지방금융그룹 선두였던 DGB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사진=일요신문DB
하지만 마땅한 행장 후보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김태오 회장이 또다시 겸직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다. DGB금융과 대구은행 이사회는 행장 선임 당시 행장 후보 추천과 관련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대구은행 이사회는 김 회장의 행장 겸직에 대해 반발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DGB금융과 대구은행의 갈등과 관련 김태오 회장의 조직 장악력에 회의적인 분석을 내놓는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의 평가는 주가가 말해 주는데 DGB금융의 주가는 김태오 회장 취임 전의 절반 수준”이라면서 “특히 DGB금융은 유상증자가 시급하다는 평가가 대세인데, 현재의 경영 상태로 볼 때 주주들의 참여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저축은행에서도 치열한 순위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부업계열 저축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한데, 자산규모 기준 업계 5위인 웰컴저축은행이 2위인 OK저축은행의 순이익을 앞지르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웰컴저축은행에 순이익이 뒤처지자 “체면을 구겼다”는 한숨이 나오는 중이다. 금융권은 이 같은 결과가 비용 관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OK저축은행의 총자산은 6조 59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 7547억 원 증가했다. 총수신과 총여신은 각각 5조 8293억 원, 6조 3822억 원으로 전년보다 모두 1조 6000억여 원이 늘었다.
OK저축은행은 대출채권이자 부문에서 9월 말 누적 기준 6183억 원으로 전년 동기(4995조 원) 대비 23.8% 신장했지만, 이 기간 영업비용이 26.9% 증가하면서 순이익은 747억 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16억 원) 오른 수치다.
웰컴저축은행의 경우 3분기 누적 대출금이자 부문은 2715억 원으로 전년 동기(2593억 원) 대비 4.7% 상승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총자산 2조 9902억 원, 총수신과 총여신은 2조 5251억 원, 2조 4460억 원 규모로 OK저축은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불과하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814억원으로 OK저축은행을 앞질렀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두 저축은행의 대출채권 관리 능력이 희비를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웰컴저축은행은 CSS(개인신용평가시스템)를 고도화하면서 자산 건전성이 증가하고 대손충당금이 환입되는 효과가 나타난 반면 OK저축은행은 대출채권평가 및 처분손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영복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