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검찰 얘기인지 기자 소설인지 알 수 없어…상황 지켜보겠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8일 국무총리실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청와대가 경찰의 ‘하명수사’를 통해 시장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12월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정훈 기자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리 첩보 경로를 추적하고자 18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있는 국무총리실 문 아무개 사무관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문 사무관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2017년 10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부터 김 전 시장 측근들 비리 의혹을 제보받아 첩보 문건을 작성한 만큼, 관련 업무자료 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송 부시장이 제보한 문건이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경찰청을 거쳐 울산지방경찰청에 하달되는 과정에서 일부 비리 의혹이 추가·삭제되고, 죄명·법정형과 과거 울산청 수사팀에 대한 질책성 문구가 담기는 등 가공된 정황을 포착했다. 이어 문 사무관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윗선의 지시를 받아 첩보 문건을 만들어냈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이다. 앞서 검찰은 이달 5일 문 사무관을 불러 제보 접수 경위 등을 조사하기도 했다.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입장을 내지 않겠다. 수사 중인 사안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보도에 대응하지 않기로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제까지는 전혀 사실과 달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보도에 대응해왔지만, 검찰발 기사라는 것이 실제로 검찰이 얘기해 준 내용인지 기자들이 소설을 쓴 것인지도 알 수 없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날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수사했던 울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소속 경찰관 2명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검찰은 선거를 청와대가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을 위해 불법 지원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벗어나 선거 공약 수립과 예산 논의 등에 도움을 준 정황에 대해 포착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