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치인 격앙된 반응…중동정세 불안 예상에 국제유가 가파르게 치솟아
이란 쿠드스군 거셈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의 피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국방부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현 이라크에 거주하는 미국 외교관과 군인들을 공격할 계획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었다”라며 공습 이유와 함께 사망 소식을 발표했다.
이란 고위공무원과 정치인 다수는 소식을 접한 뒤 크게 격분했다. 하산 루하니 이란 대통령 보좌관은 “이란이 신속하게 앙갚음할 것”이라 경고를 날렸다. 이어 이란의 한 정치인도 “누구든 이번 공습에 함께 참여했다면 해당 행동에 따른 책임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피살된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을 진두지휘하며 이란의 역내 전략 설계에 깊이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드스군은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 해외의 친이란 무장조직이나 정부군에 대한 혁명수비대의 지원, 지휘를 담당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자국의 이익과 안전을 위협하는 핵심인물로 간주해왔다. 특히 최근 이란의 대리군 격인 시아파 민병대와 미국의 충돌이 잦아진 배경에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있었다는 관측이 다수 제기된 바 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일 “이란의 추가 도발 조짐이 보이고 충분히 위험하다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과거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직접적인 발언도 서슴치 않아 대치 국면을 형성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를 할 것이라는 트윗을 날리자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곧바로 “할 테면 해봐라. 기다리고 있겠다. 쿠드스군이 당신을 막겠다”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피살 당시 자신 소유의 플로리다 팜비치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를 즐기며 소식을 접한 후 미국 국기를 트윗에 보란 듯 올렸다.
이날 미군 공습에 따라 중동정세의 불안이 예상되자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치솟기도 했다. 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할 때, 브렌트유는 이날 4.4% 오른 배럴당 69.16달러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도 4.3% 오른 63.85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황채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