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솔그룹 오너 2세들의 혼사와 관련해서는 그다 지 알려진 게 없다. 재벌가로는 드물게 삼형제 가 모두 연애결혼을 했기 때문인 듯하다. 사진 은 한솔그룹 빌딩. | ||
이 고문의 남동생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나, 여동생 이명희 신세계 회장 집안에 쏟아지는 주변의 스포트라이트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이 고문의 2세들이 재벌가 자제로서는 드물게 평범한 집안 출신과 결혼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대부분 중매보다는 연애를 통해 결혼했다.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장녀. 이 고문 밑으로 맹희 창희 건희 등 3명의 남동생과 숙희 순희 덕희 명희 등 4명의 여동생이 있다.
실제로 이 고문은 지금까지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인 이건희 회장, 이명희 회장 등과 정기적으로 한솔그룹 소유의 오크밸리에서 골프회동을 갖는 등 집안의 어른노릇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인희 고문은 비교적 일찍 결혼을 했다. 당시 조혼이 유행이었다고는 하나 이 고문이 큰 아들을 자신의 나이 스물한 살에 낳았으니, 그 당시로서도 늦은 결혼이라 볼 수는 없다.
이 고문의 남편은 조운해 전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 두 사람의 혼인은 고 이병철 회장과 조운해씨의 아버지인 조범석씨가 적극 발벗고 나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조범석씨는 경북 지방에서는 알아주는 대지주였다. 아들 운해씨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한 덕분에 경영보다는 자신의 소질을 마음껏 살려 의대에 진학했고,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뒤 일본에서 유학까지 하고 돌아왔다.
▲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 ||
이인희-조운해 부부는 슬하에 아들만 셋을 뒀다. 조동혁, 동만, 동길 형제가 그들이다.
장남 동혁씨는 현재 한솔그룹 명예회장을 맡고 있으며, 차남인 동만씨는 한솔아이글로브 회장, 3남인 동길씨가 한솔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삼성그룹과 마찬가지로 한솔그룹도 3남이 그룹의 대통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현재 실질적으로 한솔그룹을 이끌고 있는 동길씨는 재계에서는 ‘복 많은 오너 경영인’으로 불린다. 이 고문의 3남이면서 그룹 총수의 자리에 오른 것도 그렇지만, 지난 2001년 그룹을 맡자마자 전 계열사의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등 한결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룹 내에서는 이를 두고 조 회장의 운과 경영자적 자질을 꼽기도 하지만 두 형인 동혁-동만씨의 지원도 큰몫을 했다.
실제로 장남인 동혁씨(한솔그룹 명예회장)는 폭넓은 인맥을 기반으로 동생의 경영활동을 돕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고 그룹 관계자들은 귀띔한다.
이 고문의 세 아들은 학교에서도 선후배지간이다. 장남 동혁씨와 3남 동길씨가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고, 차남 동만씨와 3남 동길씨는 대학교 선후배지간이다. 동혁씨와 동길씨는 1960년대 유학길에 올라 미국 켄터베리고등학교를 다녀 동문이고, 동만씨와 동길씨는 연세대학교 동문이다.
특히 이들 3형제가 모두 연애결혼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부친인 조운해 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장남 동혁씨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두 동생들은 귀국을 했으나 자신은 계속 미국에 머물며 미들버리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이때 부인 이정남씨를 만났다. 이후 두 사람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연애를 하다 결혼에 골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남 동만씨와 3남 동길씨 역시 마찬가지. 동만씨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연세대 법학과를 다니던 중에 친구의 소개로 이미성씨를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3남 동길씨 역시 연세대 경제학과를 다니던 중 안영주씨를 만나 연애결혼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들 3형제들이 모두 연애결혼을 한 덕분에 한솔가의 며느리들은 모두 평범한 집안 출신이다. 굳이 공통점을 꼽자면 이인희 고문 자신과 며느리 3명이 모두 이화여대 출신으로 선후배지간이라는 점뿐이다.
이렇듯 3형제가 닮은꼴인 덕분에 한솔그룹은 본업인 제지사업만을 꾸준히 해왔던 3남에게로 모든 경영권이 이양되는 과정에서도 큰 잡음이 일지 않은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