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략공천 지역 확정…‘옆 선거구’ 홍문종 이 지역에도 강력한 기반 갖춰
그렇지만 지난 총선에서 의정부 갑은 문희상, 을은 홍문종 의원이 당선됐다. 흔히 알려진 표심과는 상이한 결과다. 두 의원은 의정부에서만 각각 6선과 4선을 거두며 절대강자로 군림해왔다. 때문에 의정부는 정당과 정책도 중요하지만, 인물이 결정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아직도 속칭 ‘호족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도 있다. 그만큼 의정부는 문희상, 홍문종 의원의 지지층과 조직력이 탄탄한 지역이다.
그래서 문희상 의장의 아들 문석균 전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을 때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지역의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문석균 후보가 충분한 자질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기대감을 표했지만 다른 편에서는 단번에 지역구 세습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문석균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상임 부위원장
지역구 세습이라는 프레임은 더불어민주당에 상당한 부담을 안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관련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민주당에 자당 출신 국회의장 아들의 지역구 세습 논란은 총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국민 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 공정이 지금 시대정신인데 지역구 세습을 넘어 전체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문석균 예비후보는 출마를 포기했다. 문 후보는 23일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미련 없이 제 뜻을 접으려고 한다. 아쉬움은 남지만 이 또한 제가 감당해야 할 숙명”이라는 말로 출마 철회를 선언했다.
장수봉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의정부 갑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확정하며 새로운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에서는 6선의 문희상 의원의 지역을 지킴과 동시에 공천 논란을 불식시킬 강력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우상호 의원은 28일 라디오 방송에서 “지도부는 너무 도덕적으로 엄격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의정부에 문석균 말고 당선될 사람이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 석이라도 더 얻는 게 소중한데 그 한 석을 얻는 건 그 지역 유권자들의 민심이다. 그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문석균 전 예비후보를 측면 지원하는 발언을 했다. 해당 발언이 나오자 지역에서는 민주당 경선에 문석균 전 예비후보가 참여해야 한다며 문석균 후보 재등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강세창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옆 선거구인 의정부 을에서 19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문종 우리공화당 의원이 의정부 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홍문종 의원은 의정부 갑 지역에도 강력한 기반을 두고 있다. 부친인 고 홍우준 의원도 11대, 12대 국회의원을 이 지역에서 지냈다.
의정부가 선거구를 나누기 전인 15대 총선에서는 문희상 의원을 꺾고 승리하기도 했다. 이사장을 지낸 경민대학도 가능동에 있고 학교법인 경민학원의 소재지도 이곳이다. 사실상 홈그라운드나 다름없다. 홍 의원은 지난해 을 지역구에 있던 지역 사무실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며 의정부 갑 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