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비공개 결혼 후 두 자녀 낳아 키워…“숨길 의도는 없었다” 해명
가수 이재훈이 10여년 전 비공개로 결혼한 뒤 두 명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사진=JTBC 캡처
5일 이재훈의 이와 같은 고백이 담긴 단독 보도가 이어진 한편, 이재훈 역시 직접 자신의 팬카페에 사실을 인정하는 심경문을 올렸다.
각 연예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재훈은 지난 2009년 결혼 후 2010년에 득녀, 2013년에 득남했다. 이재훈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사는 가수이기 이전에 어디서나 당당하고 멋스럽게 사는 한 남자이고 싶었다”며 “어린 나이에 연예인이 되어 항상 대중들의 시선을 느끼며 살다보니 제 삶에서 어떤 것은 밝혀야 하고 어떤 것은 노출을 자제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어정쩡한 상태로 어른이 되어 버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그저 우물쭈물 하다보니 세상에 꺼내지 못하고 세월이 흘러 버렸다. 아무런 의도가 없었음에도 무엇인가를 숨기고 살아왔던 나날동안 늘 여러분들에게 죄송스러웠다”며 “함께 있는 것이 좋았고 미래를 같이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이었다. 특수한 저의 환경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며 기쁜 일과 슬픈 일 모두를 함께 나누고 저를 위해 기도해주는 소중한 사람이었다”고 아내에 대해 설명했다.
이재훈은 또 “정상적인 과정이라면 그 사람과 함께 할 미래에 대해 많은 분들과 나누고 축복을 구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아이가 생기면서 몇번이나 고백을 결심했지만 일반인으로서 타인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는 아내를 생각하다 저희 양가 가족, 친인척 지인분들만 모시고 아주 작은 결혼식을 조촐히 치루었다. 그렇게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아무것도 세상에 밝히지 못한 채 오늘까지 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날 뒤늦은 고백의 이유에 대해서는 “일반인 아내와 가족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상처를 주고 있는 건 아닌지 많은 생각이 들었고 하루라도 빨리 모든 사실을 고백하고 남편으로, 아빠로 당당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가수 이재훈. 사진=MBC ‘복면가왕’ 캡처
이재훈의 아내는 7세 연하로 지인의 소개로 만나 3~4년간 교제 후 결혼식이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가정을 먼저 이루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훈 측은 “첫 아이 출산 후 결혼식을 올리려 했으나 아내가 임신중독증과 부정맥 등으로 건강이 안 좋아져 한동안 병원을 오가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라며 결혼식이 늦어지게 된 점을 해명하기도 했다.
그의 고백을 놓고 대중들의 반응은 다소 싸늘해 보인다. 아무리 연예인이라고 한들, 정상의 인기를 찍었던 이전과는 다른 위치에 있던 이재훈이 굳이 결혼과 자녀 출산 사실을 숨겨야 할 정도로 급한 사정이 있었는지를 지적하는 것이다.
대중들은 “첫 아이를 낳고도 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나” “20대에 사고를 친 것도 아니고 30대에 결혼해 아이를 낳은 것을 왜 숨겨야 하는지 모르겠다” “연예인들 자식 중에 홍길동이 많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이재훈은 1994년 쿨의 메인보컬로 가요계에 데뷔해 ‘해변의 연인’ ‘운명’ ‘애상’ 등의 히트곡으로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이하는 이재훈 심경 전문.
재훈사모 가족분들께
안녕하세요.
음.. 아주 오랜만에 재훈사모에 글을 올리네요. 하려던 말을 꺼내놓으려니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 여러가지 감정들이 떠오릅니다.
오늘 그동안 숨겨왔던 사실을 고백하려합니다.
오랜 세월 한결같은 애정을 보내주신 여러분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지 못했던 건 아마도 제 마음속에 죄책감이 저를 막아 섰던거 같습니다. 이제서야 공개하게 된 저의 가정 이야기에 실망하거나 당혹해 하실 모든 분들에게, 거두절미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대중의 사랑을 받고 사는 가수이기 이전에, 어디서나 당당하고 멋스럽게 사는 한 남자이고 싶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연예인이 되어 항상 대중들의 시선을 느끼며 살다보니, 제 삶에서 어떤것은 밝혀야 하고, 어떤것은 노출을 자제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어정쩡한 상태로 어른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그저 우물쭈물 하다보니 세상에 꺼내지 못하고 세월이 흘러 버렸습니다. 아무런 의도가 없었음에도 무엇인가를 숨기고 살아왔던 나날동안 늘 여러분들에게 죄송스러웠습니다. 함께 있는 것이 좋았고 미래를 같이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특수한 저의 환경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며 기쁜 일과 슬픈 일 모두를 함께 나누고 저를 위해 기도해주는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정상적인 과정이라면 그 사람과 함께 할 미래에 대해 많은 분들과 나누고 축복을 구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생기면서 몇 번이나 고백을 결심했지만 일반인으로서 타인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는 아내를 생각하다 저희 양가 가족, 친인척 지인분들만 모시고 아주 작은 결혼식을 조촐히 치루었습니다. 그렇게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아무것도 세상에 밝히지 못한 채 오늘까지 왔습니다.
일반인 아내와 가족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상처를 주고 있는 건 아닌지 많은 생각이 들었고 하루라도 빨리 모든 사실을 고백하고 남편으로, 아빠로 당당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고백하고 나니 더 많은 생각들이 밀려오네요.
처음부터 여러분들에게 솔직했더라면 저희 가족을 누구보다 아끼고 축복해줬을 여러분이였을텐데... 너무 죄송합니다. 현재 저희 가족은 처가 식구들이 있는 외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지는 못했지만 한결같이 저를 위해 무한한 크기의 배려와 양보를 해준 아내에게 감사하고, 제 아내가 이 고백으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심스럽게 많은 분들의 응원과 사랑스런 관심을 바라며 사죄의 말씀을 이만 줄이겠습니다.
2020년 2월.
개인사를 당당하게 꺼내지 못하고 십여년을 우물쭈물 속앓이 하며 살아온 철부지 이재훈의 고백이였습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