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 이어 세 번째 수상, 소감 말하다 감정 복받치기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에 이어 감독상을 수상했다. 사진=ABC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 화면 캡처
시상대에 오른 봉 감독은 “좀 전에 국제영화상을 수상하고 ‘오늘 할 일이 끝났구나’ 하고 릴랙스하고 있었는데 너무나 감사하다”고 운을 띄워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소감을 이어가기 전 잠시 멈추고 고개를 숙이는 등 감정이 복받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봉 감독은 이어 “제가 어렸을 때 영화 공부를 하면서 항상 가슴에 새긴 말이 있는데,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이다”라며 “그 말은 우리의 위대한 마틴 스콜세지의 말이기도 하다. 학교 다닐 때 그의 영화를 공부 했고, 이번에 함께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너무나 기쁘다”라며 마틴 스콜세지(아이리시맨 감독)을 가리켰다. 이에 관객석에서 그를 향해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함께 노미네이트된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헐리우드’의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에 대해서도 각별한 애정을 뽐내기도 했다. 봉 감독은 “제 영화를 미국인들이나 관객들이 모를 때에도 제 영화를 뽑아주신 쿠엔틴 형님, 사랑한다”며 그에게도 영광을 돌렸다.
이어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 샘 모두 제가 너무나 존경하는 멋진 감독이다”라며 “오스카가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이 상을 다섯 개로 잘라서 나눠 갖고 싶다”고 농담을 던져 관객들로부터 큰 웃음을 이끌어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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