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호 지지자 둘로 갈라져 우기종-김원이 각각 지지…불에 기름 끼얹는 형국
배종호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두 갈래로 갈라져 우기종(왼쪽)과 김원이(오른쪽)를 지지하고 있다
[일요신문=목포] 강효근 기자=목포 총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예비후보(이하 후보)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어 이대로 갈 경우 누가 민주당 후보로 결정되더라도 본선 선거 승리 낙관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는 현재 민주당 경선 후보로 결정된 김원이, 우기종 두 후보 간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면서 각 후보의 선거운동원뿐 아니라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서로에 대한 감정적인 발언이 오가면서 둘 중 한 사람이 민주당의 정식 후보로 선택되더라도 상대편에서 그 사람을 지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 경선 심사서 컷오프를 당한 배종호 후보 측 지지자 중 일부가 지난 19일 우기종 후보를 지지하더니 그다음 날인 20일에는 다른 지지자들이 김원이 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해 갈등의 불에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다.
김원이-우기종 두 후보의 골이 깊어지게 된 결정적인 배경은 우기종 후보 측의 ‘권리당원명부 과다 조회’가 언론을 통해 ‘권리당원 불법 유출’로 보도되고 이를 기반으로 김원이 지지자들이 SNS를 통해 우기종 후보를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언론 보도 이후 우기종 후보 측은 “‘과다 조회’와 ‘불법 유출’의 법적인 용어 정의가 엄연히 다른데도 김원히 후보 측에서 불법 유출이란 프레임을 씌워 우기종 후보를 비난하고 있다. 이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로 법적인 조치를 하겠다”는 대응과 함께 김원이 후보를 공격하면서 두 후보의 갈등은 굳어졌다.
민주당 후보들의 ‘권리당원명부 과다 조회’목포뿐 아니라 전국 17개 선거구에서 발생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 인지 민주당 중앙당이 정식으로 이 문제를 발표하기 전에 광주 2곳과 나주시·화순군, 목포 4곳의 선거구만 언론을 통해 먼저 발표됐다.
이를 두고 우기종 후보 측은 김원이 후보 측의 배후설을 주장했고, 급기야 민주당 중앙당이 ‘권리당원 명부 과다 조회’를 한 후보별로 경중에 따라 심사 시 감점과 경선 시 감점을 발표했고, 우기종 후보는 경선 시 -15% 감점이 결정되면서 우기종 후보 측의 분노를 촉발했다. 그러나 김원이 배후설에 대한 결정적 증거는 내 놓지 못한 상황이다.
우기종 후보는 중앙당의 경선에서 -15% 감점 발표 후 지난 13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민주적이지 않다. 이번 징계는 꼼수로 호남 대권 후보인 이낙연을 죽이기 위해 이낙연 측근인 우기종을 꺾으러는 것이다”며 통곡했다. 이후 우기종 후보는 민주당 중앙당 결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기존 사용하는 사무실을 버리고 현재 ‘천막사무실’을 개소하며 선거 운동에 임하는 등 양 후보의 사이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격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경선에서 탈락한 배종호 후보 측 지지자들이 둘로 갈라져 지난 19일 이경환 선대위원장과 최완민 사무총장 등이 주축이 돼 우기종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20일에는 자동교회 기정도 목사와 그리스도교 김재용 장로 등 기독교계가 중심이 돼 김원이 지지 선언을 발표하는 등 두 후보의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어 새로운 정치를 바라며 두 후보를 바라보는 목포시민들의 표심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 내 후보들 간 갈등이 지속이 된다면 두 후보 중 어느 후보가 되더라도 민주당의 승리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에는 지난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목포서 내리 3선을 한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의 지지층과 정의당 원내대표를 역임하면서 무게감을 높인 정의당 윤소하 의원을 지지하는 지지층 세력이 선거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등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 김원이-우기종 두 후보가 민주당 정식 후보로 선택받기 위해 서로 죽을 때까지 싸우는 형국을 멈추지 않는다면 두 후보 중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 자격을 빼앗긴 후보 측의 세력이 민주당 후보가 아닌 대안신당이나 정의당 후보의 지지로 돌아설 수 있을 것도 조심스럽게 예견되고 있다.
민주당 내 인사는 “역대 선거에서 경선이 너무 치열할 경우 그 후유증은 아군에게 예상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현재 목포의 상황도 그런 상황이 올 수 있을 정도로 김원이-우기종 후보의 싸움이 너무 치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해서 지속되면 두 후보 중 어느 누가 민주당 후보로 결정되더라도 본선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며 “지금이라도 두 후보의 싸움이 생사를 향한 싸움이 아닌 화합을 위한 경선으로 변화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치열한 여론전이나 SNS 싸움이 중지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4·15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 목포 민주당 예비후보로 당초 김한창, 김원이 배종호, 우기종 4명의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고군분투했지만, 민주당이 경선 후보를 선택하는 과정서 김한창과 배종호 두 사람을 컷오프 하면서 현재는 김원이, 우기종 두 사람으로 압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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