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진숙 예비후보 “포기 안 한다”…다른 당 경쟁자들 “이소영 상대할 만해”
더불어민주당은 2월 24일 의왕과천 선거구에 이소영 변호사를 전략공천 한다고 밝혔다. 현역 신창현 의원을 컷오프 한 지 9일 만이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의왕과천은 환경에서 강점을 갖고 향후 환경에 기초한 도시발전 비전을 가진 지역으로 미세먼지 전문가인 이소영 변호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전략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1985년생인 이소영 변호사는 부산 출신으로 기후환경 전문가로 알려졌지만 일반 시민들에겐 생소한 인물이다. 이는 의왕과천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 2월 25일 의왕시청 브리핑룸에서 전략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당원 대표 조규형 제공
이소영 변호사 공천 소식에 지역 민주당 당원들은 25일 오전 11시 의왕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오동현, 이은영, 김진숙, 장진수 등 4명의 예비후보가 있음에도 이들을 배제하고 지역과 무관한 사람을 전략공천 한 것은 지역 당원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오만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김성제 전 의왕시장을 복당시키고 여론조사를 결과로 경쟁력 있는 3인의 후보를 경선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지역에서는 “이소영 변호사가 대체 누구냐, 뭐 하던 사람이냐”는 질문이 나온다. 김앤장 출신의 변호사이자 환경 전문가라는 것 외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더구나 의왕과천에 연고가 없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들린다. 한 예비후보 캠프에서는 “얼마나 대단한 능력이 있기에 만 34세의 젊은이가 20년 가까이 지역에서 활동한 후보들을 제치고 전략공천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는 말까지 나왔다.
현장을 뛰고 있던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입장은 갈렸다. 장진수 예비후보는 “당의 결정을 존중하며 이소영 후보를 도와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매진하겠다”고 한 반면 오동현 예비후보는 “당의 전략공천 소식을 뉴스를 통해 알았다. 선거 캠프와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상의하겠다”며 황망해 했다.
김진숙 예비후보는 “지역 연고도 없는 젊은 분이 이곳에서 승리하기는 어렵다. 전략공천 소식에 지역주민들의 거부감이 만만치 않다”고 했다. “의왕은 외지인이 단기간에 마음을 얻기 어려운 곳이다. 더구나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당이 지역 후보들을 제치고 송호창 후보를 전략공천했는데 이번에도 전략공천한다는 것은 의왕과천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민들이 말씀하신다. 주민들과 당원의 요구는 공정한 경쟁을 하라는 것이다. 낙하산 공천은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고 했다.
김진숙 예비후보는 2004년 열린우리당 과천시 당협위원장을 맡은 이후 17년 가까이 과천, 의왕에서 활동해온 인물이다. 만약 공천받지 못한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사퇴한 후보들도 있지만 나는 포기 안 한다. 승리하기 위해 당이 김진숙을 공천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소영 변호사를 두고 다른 당 경쟁자들은 신중하면서도 기존 후보들보다 상대할 만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미래통합당 권오규 예비후보는 “아직 판단을 내리기는 이르지만 새로운 인물이 전략공천되면 지역의 분위기가 고양되는 현상이 있었다. 새 인물에 대한 기대로 바람이 불었다. 지난 송호창 의원 때도 그랬다. 그런데 이번엔 별다른 반응을 느끼지 못했다. 코로나 탓도 있지만 지역에서 그렇게 우호적이거나 반기는 느낌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재선 의왕시장 출신의 무소속 김성제 예비후보 측은 더 나아가 “이소영 후보를 환영한다. 선거가 수월해졌다고 본다”고 반겼다. 그러면서 “기존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상심에 빠져 있는데 당이 보듬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특히 민주당 예비후보들에게 일언반구 없다가 후보들이 뉴스를 통해 알았다는 것은 공관위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민주당 당원들이 김성제 예비후보를 복당시켜 여론조사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지금의 민주당이 그렇게 유연한 조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당원들이 지금은 당을 떠난 김성제 예비후보의 복당을 원하는 것은 김 후보가 시장 시절 보여준 시정 운영 능력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의왕과천은 계획적인 도시개발이 이뤄져야 하는 도시다. 국토교통부 출신으로 국토 개발 현장의 중심에 있던 김 후보가 도시개발, 산업지구 육성, 철도, 교육 분야 전반을 책임지고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의왕과천은 민주당, 미래통합당, 김성제 예비후보의 삼파전으로 좁혀져 가는 모양새다. 19대 총선 이후 민주당이 우세를 보였던 지역이지만 이번 전략공천으로 민주당은 집토끼 단속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이 지역에는 4선의 안상수 전 의원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뛰고 있어 정치 신인인 이소영 변호사가 어떤 대처와 전략을 들고나올지 관심이 모인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