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홍빈·동료 멤버 연이은 사과에도 여전히 싸늘한 여론…탈퇴 요구까지
‘음주 방송’을 하며 선후배·동료 아이돌의 험담을 이어가 논란을 낳은 빅스 벰버 홍빈.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일 새벽 홍빈의 인터넷 생방송 1주년 기념 ‘음주방송’에서 시작됐다. 홍빈은 지난해 3월 1일부터 인터넷 방송 중계 서비스 트위치를 통해 게임 방송 등을 진행해 왔다. 아이돌 활동과는 별개로 ‘게임 스트리머’로서 자신의 팬과 게임 팬 모두와 소통에 나선다는 목적이었다.
이날 음주방송에서 홍빈은 소주 3병과 와인 1병을 마신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초반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이후 선후배 동료 아이돌 그룹의 음악을 놓고 품평한 것이 논란의 시발점이 됐다. 홍빈은 샤이니 ‘에브리바디’에 대해서는 “밴드 음악에 누가 이런 아이돌 음악을 끼얹냐, 허접하게”라고 비난했다. 인피니트의 ‘내꺼 하자’ 안무를 놓고서는 “나였으면 안무가 때렸다. 멋있는 노래의 멋있는 포인트에 저딴 안무를 짜냐”고 혹평을 이어갔다. 두 그룹 모두 2012년 5월 데뷔한 빅스보다 선배 아이돌이다.
걸그룹도 그의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레드벨벳의 ‘빨간맛’에 대해 홍빈은 “너무 덕후다(오타쿠다), 너무 아이돌이네. 너무 색깔이 진하다. 유튜브는 모두가 볼 수 있는 것인데 (대중적이지 않은 곡을 선택해) 선택 실패했네”라고 비난했다.
새벽까지 이어진 그의 방송으로 논란이 불거지자 같은 멤버인 레오가 대신 사과하기도 했다. 이 직후 홍빈이 방송을 종료하면서 그의 논란은 한밤중 해프닝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다.
방송 종료 후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홍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다시 한 번 사과문을 올렸다. 사진=홍빈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나 같은 날 오전 5시 경 그가 다시 방송을 켜고 “단편적으로 악의적으로 (방송을) 편집해서 욕 하는 거 이해가 안 간다” “숨 쉬는 것 하나하나를 조심했어야 했는데 잘못했다. 전혀 문제될 거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여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 이후 그의 소속사인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홍빈의 집을 방문했고 그에게 “이런 식으로 행동할 거면 팀에서 나가라”고 꾸짖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홍빈이 자신의 생방송에서 직접 언급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그는 방송을 이어가며 “‘정신 차려라, 너는 팀에 있으니까 그렇게 행동하면 안 된다. 이럴 거면 팀에서 나가라’는 말을 들었다”라며 “나가라고 하면 나갈 거다. 우리 팀(빅스)은 욕하지 말아달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원래 방송하던대로 했는데 문제가 됐다. 무섭다”며 그를 비판한 사람들을 도리어 저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방송이 끝난 뒤에도 논란이 숙지지 않자 홍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짧은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개인 라이브 방송을 잘못된 언행으로 상처받으신 아티스트 분들과 팬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린다. 빅스 멤버들과 팬분들께도 심려끼쳐드려 죄송하다. 변명의 여지없이 어떤 이유에서라도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하고 경솔한 행동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그의 사과를 이어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인 동료 레오, 라비와 함께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도 공식 사과에 나섰다.
물의를 일으킨 멤버는 물론 소속사와 동료들까지 고개를 숙였지만 팬들은 여전히 크게 분노한 상태다. 그의 퇴출까지 요구하며 “팀 이미지를 훼손한 홍빈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소속사인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에게도 화살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팬들은 “애초에 현역 아이돌이 인터넷 게임 생방송을 하도록 내버려 둔 것 자체가 소속사의 안일함을 보여준 것”이라며 “아이돌과 게임 방송인의 자아를 분리해 진행했다곤 하지만 홍빈의 방송은 늘 아슬아슬했다. 소속사가 이 같은 논란을 미리 방지했어야 했는데 직무유기가 아니냐”며 젤리피쉬 측을 비판했다.
한편, 팬들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젤리피쉬 측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