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뇌출혈 이후 건강 회복 못해…가족장으로 간소한 장례 예정
원로 코미디언 자니 윤이 8일(현지시간) 오전 4시 미국 LA에서 별세했다. 향년 84세. 2011년 KBS ‘승승장구’에 출연했던 고인의 모습. 사진=KBS 제공
자니 윤은 1936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서울 중구 신당동 성동고를 졸업, 1962년 해군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건너가 제대 후 오하이오 웨슬리언 대학 성악과에서 공부를 마쳤다.
미국으로 건너가고 2년 뒤인 1964년부터는 뉴욕에서 코미디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미국의 유명한 코미디 쇼 ‘투나잇 쇼’의 MC 자니 카슨의 눈에 띄면서 아시아인 최초로 ‘투나잇 쇼’에 출연,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였다.
이후로도 이 프로그램에 30회 이상 출연하며 미국 스탠딩 코미디계에 족적을 남겨온 자니 윤은 1989년 귀국해 1년 간 ‘자니윤 쇼’를 진행했다. 미국식 토크쇼의 형식으로 진행되면서도 자니 윤 특유의 촌철살인 블랙 유머로 무장했던 이 쇼는 당시 사회적 분위기상 대중들의 반발을 사기도 하면서 결국 1년 만에 폐지됐다.
그러나 이후 ‘주병진 쇼’ ‘서세원 쇼’ ‘이홍렬 쇼’ 등 코미디언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들이 나올 수 있는 발판이 되는 등, 한국 코미디계에도 큰 영향을 끼친 바 있다.
이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해 온 자니 윤은 2014년 박근혜정부 당시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돼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2년 뒤인 2016년 임기 종료를 앞두고 뇌출혈로 입원했고 이후 다시 미국에 건너가 치료와 요양 생활을 했다.
말년에는 치매까지 앓게 되면서 LA의 요양시설인 헌팅턴 양로센터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혈압 저하 등으로 LA의 알함브라 메디컬센터에 입원했으나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
고인의 시신은 평소 그의 뜻에 따라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 메디컬센터에 기증하기로 했다. 장례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을 고려,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