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라마뷰, 체구 당당하고 선입형 질주 습성…짧은 거리적성이 변수
‘파노라마뷰’와 ‘클린업벨라’는 최고 수준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500kg대의 좋은 체구와 혈통을 지닌 수말이란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임준선 기자
#파노라마뷰(3세·수·4전2/1/0·김영근·김동균 부:CENTRAL BANKER 모:DEBASE THE DOLLAR 레이팅:57)
파노라마뷰는 김동균 조교사가 1월과 2월 성적에서 다승 2위에 오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신예 기대주다. 500kg대의 당당한 체구에 선입형의 유리한 질주 습성을 지녀, 질병 없이 관리만 잘 된다면 마방의 기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데뷔전에서 단승식 배당 37.5배가 말해주듯 전혀 주목받지 못했지만, 탄력적인 끝걸음을 발휘하며 역전 우승을 거뒀다. 당시 2위를 기록한 맨해튼뮤직(단승 32.2)도 비인기마였던 관계로 복승식 478.2배, 쌍승식 1084.1배의 초고액 배당이 터졌다. 단승식 1.8배의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문학의전사가 선행을 나섰고, 파노라마뷰는 안쪽에서 2위 그룹을 형성하며 선입으로 레이스를 펼치다가 결승선 50m를 남겨두고 막판 뒤집기로 우승,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2위에 그쳤다. 문세영의 ‘브리가디어제너럴’과 함께 복승식 2.4를 형성하며 배당판을 압도했고, 결국 두 마필 싸움으로 끝이 났다. 이번에도 인코스에서 선입 작전을 펼쳤으나, 바로 뒤에서 힘을 안배했던 브리가디어제너럴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아쉽게 2위로 골인했다. 1300m 첫 도전에 1분 20초 6(양호 7%)의 좋은 기록이 작성되었다는 점에서 파노라마뷰가 못 뛰었다기보다는 상대가 잘 뛴 결과로 평가되었다.
세 번째 경주는 2019년 최고의 2세마를 뽑는 과천시장배(L) 대상 경주였는데, 능력상 역부족을 드러내며 11위에 그쳤다. 14번(끝번) 게이트에서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생에 처음 만나는 빠른 페이스를 이겨내지 못한 채 후미권에서 쫓아만 가다가 레이스가 끝났다. 우승마 ‘라온퍼스트’와는 14마신이라는 큰 격차를 보이며 완패했다. 2위권 마필들과는 약 1초밖에 차이가 안 났다는 점에서 가능성만큼은 남겨둔 것으로 평가되었다.
네 번째 경주에서는 단승식 1.3배의 압도적 인기를 모았고, 결과 역시 압승이었다. 이유는 경주 편성 덕이었다. 직전의 과천시장배와는 정반대로 적수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편성이 약했던 것. ‘금빛여왕’이 초반 기습선행에 나섰는데, 파노라마뷰는 크게 무리하지 않고도 바로 뒤에서 여유 있게 선입 전개를 펼쳤다. 직선주로에서도 한 수 위의 기량을 발휘하며 전력 질주를 펼치지 않고도 3마신 차의 넉넉한 우승을 거뒀다. 마치 주행 재검을 받는 듯한 여유가 느껴졌다.
이번 우승으로 3군에 올라갔는데, 현재의 전력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지녔다고 본다. 앞서 밝힌 대로 500kg대의 좋은 체구를 타고났고, 선입형의 유리한 질주 습성도 지녔기 때문이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충분하다. 부마 센트럴뱅커(CENTRAL BANKER)는 2018년 씨수말로 데뷔한 첫해에 미국 리딩사이어 2세마 부문에서 25위에 랭크될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국내에는 ‘엠제이파워’ 한 두가 도입되었는데, 지난 2월 1군 무대 첫 도전에서 우승을 거둘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 거리적성이 짧다는 게 변수이긴 하나, 앞으로의 발전 기대치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클린업벨라(3세·수·3전0/3/0·씨유네트워크·박재우 부:OXBOW 모:BELLA CARDONA 레이팅:47)
클린업벨라는 데뷔전부터 세 번의 경주에서 모두 인기 2위를 기록했고, 결과 역시 2위로 마무리한 특이한 경력을 지닌 신예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생김새와 주행 자세가 좋고, 장거리 유전자를 지녀 상위군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데뷔전에서는 ‘춘산’에 이어 2위로 골인했다. 경주 내용이 상당히 좋았다. 최선을 다한 결과가 아니고,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음에도 2위를 기록한 것이다. 출발은 좋았지만 옆의 말에게 심하게 방해를 받으며 순간 최후미로 밀려났다. 중위 그룹과 약 5마신 차가 날 정도로 크게 벌어졌는데, 결승선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막판 대역전에 성공했다. 우승마와 차이가 4마신이었다. 만약 방해를 받지 않았다면 우승도 가능했을 정도의 좋은 경주력이었다. 비록 2위에 그쳤지만, 필자는 복기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3세마 최강으로 평가되는 ‘어마어마’를 만나는 바람에 역시 2위에 그쳤다. 빠른 출발을 보이며 외곽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펼쳤는데, 직선주로에서 괴력을 발휘한 어마어마에게 9마신이라는 큰 차이로 완패하고 말았다. 차이가 워낙 커서 당시에는 약간 실망했는데, 나중에 기록을 보고 납득할 수 있었다. 어마어마의 우승 기록이 무려 58초 9였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클린업벨라는 1분 00초 5가 나왔는데, 데뷔전과 비교해볼 때 1초 1이나 앞당긴 우수한 기록이었다.
세 번째 경주는 거리를 대폭 늘려 1300m에 도전했지만 운이 없게 또다시 ‘어마어마’를 만나 2위에 그쳤다. 격차는 1마신 더 늘어난 10마신 차였다. 또다시 완패를 당했지만, 경주 내용은 이전보다 한결 좋아졌다. 빠른 출발을 보이며 초반에 선두에 나섰다. 1번 게이트의 ‘어마어마’보다 반 마신 앞서 나갔고, 이후 3코너까지 무리한 선행 경합이 펼쳐졌다. 순간 ‘저건 오버페이스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나 3위권과는 5마신의 넉넉한 차이를 보이며 여유 있게 2위로 골인했다. 어마어마가 워낙 강해 2위에 그쳤지만, 초중반 무리한 운영에도 3위권을 5마신 차로 따돌렸다는 것은 그만큼 능력이 좋다는 뜻이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은 편이다. 모마 벨라카르도나(BELLA CARDONA)는 현역에서 4전 2승을 기록했고, 그중 1승이 블랙타입경주다. 암말로서 뛰어난 능력을 지녔던 것으로 추측된다. 부마 옥스보우(OXBOW)는 씨수말로 전향한 지 얼마 안 돼 평가 내리긴 어렵지만, 평균 우승 거리가 1654m로 상당히 긴 편이다. 조부마 오썸어게인(AWESOME AGAIN) 역시 1856m로 전형적인 장거리 혈통으로 분류된다.
510kg대의 좋은 체구를 지녔고, 선행과 추입을 자유롭게 구사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관리만 잘 된다면 박재우 마방의 새로운 기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