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오브코리아 수술 후유증 없다면 마방 기둥 성장 기대…스마트밸류 전형적 선행마로 즉시 전력감
포리마, 톱오브코리아, 스마트밸류는 2019년 데뷔 씨수말 부문 1위를 기록한 올드패션드의 자마로 잠재력이 높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포리마(3세·암·한국·태희종합건설·김영관 부:올드패션드 모:헤이스트)
포리마는 대한민국 최고 조교사 김영관 마방 소속의 국내산 3세 암말로, 주행심사에서 예사롭지 않은 걸음을 보였고, 모계 혈통도 좋아 장래가 촉망된다. 또한 500kg대의 좋은 체격을 타고났으며, 스피드와 지구력도 겸비했다. 개인적으로는 암말 대상경주에서도 기대할 만하다고 본다.
3월 21일 펼쳐진 주행심사에서 1분 02초 4의 좋은 기록으로 4위로 합격했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다른 말들보다 반 박자 늦게 게이트에서 나왔고, 진로도 막혀 초반부터 맨 후미로 처졌다. 4코너 부근에서는 격차를 좁히며 따라붙었고, 외곽을 선회하며 가볍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9번째로 직선주로에 들어선 후, 막판에 채찍을 한 번 가하고 추진하자 탄력을 보이며 4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1위로 통과한 ‘통일한국’(국2)에게 약 10마신의 큰 차이를 보이긴 했지만, 출발이 늦은 가운데 기존의 여러 능력마 틈에서 나쁘지 않은 경주력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한마디로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부마 ‘올드패션드’는 현역 시절 6전 4승, 2위 2회(블랙타입 2승, 2위 2회) 복승률 100%가 말해주듯 뛰어난 능력을 지닌 경주마였다. 켄터키더비에서 2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는데, 당시 인기 순위는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당대 최고의 3세마였다. 2016년 국내에 도입된 후 작년에 40두의 자마들이 데뷔했는데, 그중 17두가 우승하며 약 11억 원의 상금을 벌어들여 데뷔 씨수말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대표적인 자마는 3세마 랭킹 2위로 평가되는 최강팀(국3)과 브리더스컵에서 2위를 기록한 케이엔로드(국4)가 있다.
모마 헤이스트는 현역 시절 김영관 소속으로 9전 5승을 기록하며 1군까지 진출했던 능력 우수마였다. 데뷔 초에는 선행으로, 상위군에 올라가서는 선입과 추입으로 우승할 정도로 거리나 질주 습성에 관계없이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씨암말로 데뷔해서도 매우 좋은 성과를 올렸다. 세 마리의 자마를 배출했는데, ‘이광사석’과 ‘위대한비상’이 1군, ‘황제의탄생’은 2군까지 진출했다. 한 마리도 실패한 자마 없이 100% 성공을 거뒀다.
포리마는 비록 암말로 태어나긴 했지만, 500kg대의 좋은 체격과 자유로운 주행 습성을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질병 없이 관리만 잘된다면 김영관 마방의 암말 기둥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톱오브코리아(3세·수·한국·신우철·방동석 부:올드패션드 모:서머로맨스)
톱오브코리아도 포리마에 밀리지 않는 좋은 혈통을 지닌 국내산 3세 수말이다. 두 번에 걸친 주행심사에서도 상당한 능력을 선보였다.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될 뿐 아니라 발전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그런데 변수가 있다. 2018년 8월 골연골염으로 인해 관절경수술(골편제거수술)을 받은 것이다. 만약 수술 후유증만 없다면 마방의 기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2월 8일 펼쳐진 주행심사에서 1분 02초 6(건조 3%)의 좋은 기록으로 1위로 합격했다. 빠르게 출발해 선두에 나섰고, 결승선 통과할 때까지 강한 추진 동작 없이 여유 있게 통과했다. 코로나19로 경마가 중단되자 3월 28일에는 주행 연습을 했다. 이번에도 여유 있게 선두권에서 전개하며 막판까지 무리한 추진 없이 탄력 있는 질주로 통과했다. 포화 주로(17%)였기 때문에 1분 01초 3의 빠른 기록이 작성됐지만, 경주력은 이전과 거의 비슷해 보였다. ‘대지의함성’의 뒤를 이어 반 마신 차 2위로 통과했는데, 3위권과는 무려 16마신이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부마는 앞서 소개한 포리마와 같은 올드패션드다. 개인적으로 수말 우성이라고 본다. 예전에 국내에 도입된 올드패션드의 자마 중 1군에 세 마필이 진출했는데 마천볼트, 천구, 메이저챔프 모두 수말이었다. 모마 서머로맨스는 국내에 도입된 후 세 마필을 배출했다. 에이스돌풍과 케이테리우스는 1군까지 진출했고, 톱오브더월드는 암말로서 2군까지 올라갔다. 자마 세 마리가 모두 성공적인 경주마로 활약한 것이다.
따라서 앞서 밝힌 대로, 관절경 수술로 인한 후유증 없이 관리가 잘된다면 발전 가능성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스마트밸류(3세·수·한국·김갑수·임금만 부:올드패션드 모:러블리우먼)
스마트밸류는 스피드가 뛰어난 전형적인 선행마로, 주행심사를 통해서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마방에서도 즉시 전력감이라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분석 결과 앞으로 성장할 여지는 충분하다. 다만 최근에 이렇다 할 능력마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임금만 마방의 분위기가 변수라고 본다.
3월 21일 펼쳐진 두 번째 주행심사에서 1분 01초 5라는 빠른 기록으로 1위로 통과했다. 지난해 12월 7일 첫 번째 주행심사에서 1분 03초 6의 기록으로 이미 합격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출전 주기가 길어져 재심사를 받은 것이다. 첫 번째 주행심사에서는 선행으로 여유 있는 걸음을 보이다가 막판 페이스가 떨어지며 2위로 밀리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두 번째 주행심사에서는 초반 선행에 나선 후, 결승선 통과할 때까지 단 한 번의 추진도 없이 시종일관 여유 넘치는 걸음을 보였다. 기록도 2초 1이나 앞당기며 3개월 전보다 많이 성장한 느낌을 주었다. 스피드는 원래 타고났고, 주폭과 힘이 한 단계 늘어난 모습이었다.
스마트밸류도 혈통이 좋다. 앞서 소개한 포리마, 톱오브코리아보다 살짝 떨어지긴 하나, 기본 이상은 된다는 뜻이다. 부마는 올드패션드로 앞의 두 마필과 같고, 모마는 현역 시절 1군까지 진출했던 ‘러블리우먼’이다. 선행과 추입을 자유롭게 구사했던 능력 우수마로, 씨암말로 데뷔해서 ‘경연한질주’(국2)와 ‘희망클럽’(국6)을 배출했다. 전형적인 선행마였던 경연한질주가 440kg대의 작은 체구를 지닌 암말이었음에도 2군까지 올라갔다는 점에서, 480kg대의 수말인 스마트밸류는 가능성 면에서 더 높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