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스페셜
2년 전 WHO는 인류를 위협할 질병 목록 중 하나로 ‘질병X (Disease X)’를 선정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코로나 19’는 WHO가 경고한 미지의 ‘질병X’일까. 또 다른 질병이 기다리고 있는 걸까. 우리는 과연 충분히 안전한가.
동물과 사람 사이의 종간 장벽을 넘어서 전파되는 감염병을 ‘인수공통전염병’이라 한다. 과거 ‘사스’, ‘메르스’에 이어 현재 ‘코로나 19’까지 최근 인류를 위협하는 신변종 바이러스는 대부분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문제는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신종전염병의 발생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언제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또 매번 다른 양상을 띠고 있어 그에 따른 대비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코로나 19’ 같은 새로운 종류의 인수공통전염병은 계속해서 나올 것은 분명하고 다만 언제일지가 문제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저자 데이비드 콰먼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닙니다. 우리는 또 다음을 예견해야만 합니다”고 말한다.
한국의 ‘코로나 19’ 확진자 수는 현재 세계 26위이다. (4월 22일 기준)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한국은 ‘코로나 19’ 발원지인 중국 다음으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았다.
당시만 해도 중국발 입국자를 막지 않아 초기 방역에 실패했다는 보도가 연일 끊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방역 모범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빌게이츠는 “미국이 본보기로 삼을 나라는 한국입니다. 엄격한 봉쇄가 없이도 감염확산을 막아냈습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등할 당시, 하루 최대 7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12개 종합병원에 2만 5000개의 병상을 가진 인구 250만의 대구광역시에서 코로나 환자를 전담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은 유일한 공공병원인 대구의료원과 긴급히 일부 병실을 비운 동산병원 뿐이었고, 역학조사관은 단 한명 뿐이었다.
확진자 수가 5000명에 달할 때 2000명이 병실대신 집에서 대기했고 대기 중 사망하는 환자가 발생했으며 많은 환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긴급히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자칫 의료붕괴가 일어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다른 지자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불과 5년 전 메르스를 겪고 공공병상을 늘리고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한다는 약속이 있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국공립대학병원을 포함해도 여전히 공공의료 기관 수는 전체의 5.4%, 병상 수는 10%에 불과하다. 과연 우리가 가진 의료시스템은 다가올 미지의 질병, 바이러스X에 대비할 만큼 충분히 안전한가.
이번 주 SBS스페셜은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100여일이 되는 시점을 맞아 신종전염병에 대한 국가적인 대응에 있어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어떤 점에서 나았는지, 그리고 어떤 것이 보완되어야할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또한 새로운 전염병 발생을 당연한 현실로 인정해야하는 상황에서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