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유지 상황, 신천지 사태와 달라…“확진율 낮고 확진 속도 느리지만 긴장해야”
2월 말부터 3개월째 질병관리본부가 제공하는 1차 데이터를 토대로 ‘진단 건수’ ‘일별 진단 건수’ ‘일별 검체수집 건수’ ‘일별 확진율’ ‘지역별 유행곡선’ 등의 통계 분석과 그래프를 제공하고 있는 의료기기 스타트업 노을의 임찬양 대표는 최근 신천지와 이태원발 확진자 추이를 비교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편의상 대구 신천지예수교 감염 사례를 31번 환자로, 이태원발 감염 사례를 용인 66번 환자로 구분했다).
31번 확진자와 용인 66번 확진자로 본 신천지와 이태원발 집단 감염 추이 비교. 자료=임찬양 노을 대표 제공
임 대표가 제공한 5일차 분석 자료를 종합하면 이태원발 감염의 확산 속도는 신천지 사례보다 더딘 편이다. 연휴가 끝난 5월 6일 용인 66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8일 12명 △9일 18명 △10일 34명 △11일 35명 △12일 27명 △13일 26명 △14일 29명이다.
이 가운데 클럽 집단감염과 관련된 확진자는 △8일 12명 △9일 17명 △10일 26명 △11일 29명 △12일 22명 △13일 22명 △14일 26명으로 5일간 10~20명대에 머물고 있는 수준이다.
반면 대구에서 발생한 신천지발 집단 감염 사례의 경우 확진 속도가 매우 빠르고 그 규모도 컸다. 31번 환자가 발생한 2월 18일 이후 관련 확진자 수는 차례로 △15명 △29명 △85명 △100명 △95명이었다. 최초 확진자가 확인된 지 3일차부터 감염자가 폭증한 셈이다.
확진율도 신천지 사례와 비교해 이번 집단 감염이 현저히 낮았다. 신천지 사례의 경우 확진율은 첫날 1.2%에서 시작해 4.0%, 5.3%, 9.3% 등 꾸준히 상승 추세를 보인 반면 이태원 집단 감염은 첫날 0.4%로 시작해 2일차에 3.8%로 급상승했으나 3일차 0.9%, 4일차 0.4% 5일차 0.2%의 확진율을 보이며 하강 추세를 보였다.
두 사례의 차이점을 두고 임 대표는 “신천지 사례와 달리 마스크 쓰기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던 상황이 확산을 감소시킨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질병관리본부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급속한 확산은 막은 것으로 보이지만 수도권에 무증상 포함 감염자가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5월 말까지는 추가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학원을 통한 학생들의 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개인적 의견으로는 개학을 좀 더 연기하는 것이 안전해 보인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5월 13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대규모 인원이 밀폐된 공간에서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점은 비슷하나 발견 시점과 방역 속도가 달랐다”며 “신천지의 경우 정해진 인원이 밀도 높은 접촉을 반복해 바이러스 전파 기회가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당초 우려했던 것처럼 제2의 신천지 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지만 아직까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태원발 코로나19가 최근 2, 3차 감염을 일으키며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최근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인천의 한 학원강사로부터 그의 제자와 제자의 부모까지 감염되는 등의 2, 3차 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이태원발 집단감염과 관련해 전국 각지에서 2, 3차 감염이 확인되고 있다며 선별검사와 역학조사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