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정, 배임횡령, 아동학대 등 보수단체 고발 잇따라…자금 운용 의혹 ‘줌인’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 이종배 대표가 20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를 고발한다는 내용이 담긴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며 고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월 21일 현재 윤 당선자에 대한 보수 쪽 시민단체의 고발은 모두 11건이다. 윤 당선자에 대한 의혹이 연일 터지며 매일같이 고발장이 접수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고발 내용이 중첩돼 실제 수사 방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자에 대한 검찰 수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후원금 및 기부금 횡령, 부정회계, 안성 쉼터 고가 매입 등 자금 운용에 관련된 의혹과 수요집회 참여자들에 대한 학대 의혹이다.
윤 당선자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표 당시 일부 기부금을 자신의 개인 계좌로 받고 이에 대한 회계 처리를 부정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안성에 위치한 위안부 피해자 쉼터 매입 당시 시세보다 비싼 값에 사들이는 이른바 ‘업’ 계약서를 쓴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추가됐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기부금 횡령, 안성쉼터 매입·매각 등 자금 운용과 관련된 고발 사건 수사를 서울서부지검으로 이첩했다. 정의연 사무실이 서울 마포구에 있으며, 기부금 의혹에 대해서는 서부지검이 수사 중인 점을 고려해서다. 담당 검사는 형사4부의 최지석 부장검사다.
수요집회에 대한 의혹은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안동완 부장검사)에서 수사할 예정이다.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공대위)는 윤 당선자를 아동학대죄와 청소년보호법 위반죄로 고발했다. 수요집회를 주도해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집회에 참석한 청소년들에게 성노예 개념을 주입해 정신적으로 학대했다는 이유다. 한편 공대위는 수요집회 전날인 5월 19일에도 ‘위안부상 반대집회’ 겸 ‘위안부 진실규명 기자회견’을 여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위안부상은 소녀상을 말한다.
단체 운영이 아닌 윤 당선자 사생활과 관련된 고발장도 줄지어 접수되고 있다.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은 20일 윤 당선자를 통신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이들은 “윤 당선자가 보도자료를 통해 자금 출처에 대한 허위 사실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2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당선자는 경매를 통해 낙찰 받은 아파트 대금을 두고 자금 출처 논란이 일자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전액 현금으로 지불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21일 ‘윤미향 부부가 탈북자들에게 월북을 회유했다’는 조선일보 보도를 근거로 사안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2016년 당시 종업원 12명과 함께 탈북한 중국 닝보 류경식당 지배인은 최근 “정대협과 민변 관계자들이 나와 탈북 종업원 일부를 초청해 북한으로 돌아갈 것을 권유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수사 속도에 놀라는 눈치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국민적 관심이 지대한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검찰의 사건 이첩과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라며 “사건을 한 곳으로 병합하면 압수수색 등에서 효율적이다. 검찰이 이번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20일 오후 5시쯤 정의연과 정대협 사무실의 압수수색을 시작했으며 21일 오전 5시 30분쯤 12시간에 걸친 수사를 마쳤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