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BMW R 1250 R
BMW 모토라드는 초창기부터 이 박서 엔진을 사용했다. 당시에 BMW가 제작하던 비행기 프로펠러의 선형 엔진에서 두 개를 떼어내 모터사이클 엔진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박서엔진의 역사는 모토라드의 역사와도 같다.
1923에 제작된 BMW R 32
이번에 시승한 R 1250 R은 최근 업데이트 사항인 시프트캠 설계가 적용된 모델이다. 시프트캠은 일종의 가변 밸브 시스템이다. 엔진 회전에 따라 전체 영역에서 최적의 효율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보어와 스트로크도 모두 커지며 기존 1,170cc에서 1,254cc로 배기량이 커졌다. 그래서 최고출력은 134마력, 최대토크는 143Nm로 확장된 성능을 보여준다.
툭 튀어나온 실린더 헤드가 존재감 있다
엔진과 프레임 등 모터사이클의 구성요소가 훤히 들어야 보이는 모터사이클을 일반적으로 네이키드라고 부른다. 영어로 벗었다는 뜻인 바로 그 NAKED가 맞다. 브랜드에 따라 부르는 방식이 상이하기도 한데, BMW는 로드스터라고 부른다.
R 1250 R은 BMW 모토라드가 전개하는 로드스터 모터사이클 중 최고 사양의 모델이다. R 1250 R을 기준으로 하위 모델인 미들급 병렬 2기통 모델 F 900 R과 엔트리 단기통 모델 G 310 R이 R의 룩을 따른다.
프레임 엔진 등 구조가 훤히 보인다
싱글 헤드라이트와 파이프 핸들바가 적용되는 등 전통적인 네이키드 설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페어링이나 기타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거의 덜어낸 형태이기에 겉에서 볼 때에는 부피감이 그리 크지 않았는데, 막상 앉아보면 덩치가 실감 난다.
신장 174cm 라이더의 착좌 자세
개방감 있는 자세가 마음에 들었고, 바이크를 쏘아붙이자 박서 엔진에서 힘차게 돌아가는 에너지가 바이크의 하부에서 곧바로 라이더에게 전달되는 것이 일품이다. 우선 차체 밸런스가 좋다. 안정감이 높아 가속이나 감속 혹은 코너 질주에도 안정적이면서도 가뿐하게 움직인다.
텔레스코픽 도립 서스펜션이 적용된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프런트 서스펜션 방식이 바뀌었다. BMW 박서 라인업 모델들에서 사용했던 텔레레버 방식에서 텔레스코픽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조향과 충격 흡수를 분리해서 작동했던 텔레레버 특유의 필링이 없어진 것은 좀 아쉽지만, 일반적으로 더 많이 채용하는 텔레스코픽 방식이라 바이크의 움직임이 직관적으로 느껴져 좋았다. R 장르에는 이게 다이내믹 ESA가 적용되는데 스포츠 주행과 일상에 집중된 세팅이다.
풀 컬러 계기반이 적용되어 정보를 한 눈에 보기 좋다
R 1250 R은 캐리어 설치 없이 사이드 백을 장착할 수 있는 러기지 시스템을 채용했다. 러기지 백만 구매하면, 여행을 다니기에도 좋은 구성이다. 마음먹고 달릴 때는 화끈한 피드백을 주며 일상에서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주행을 선보이는 R은 편안한 라이딩 포지션과 박서 엔진 특유의 밸런스로 도심은 물론 와인딩에서도 즐거웠다. 모터사이클 라이딩의 즐거움을 추구하면서 매일의 바이크 라이프와 투어까지 담당할 수 있는 구성이 마음에 든다.
이민우 모토이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