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서노레전드’ 데뷔전보다 3초 3 단축…‘바램’ 체구 좋고 선·추입 자유로워 …‘화이트퀸’ 임기응변과 페이스 안배 능해
소서노레전드, 바램, 소울메리트, 화이트퀸은 5월 29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친 경주에서 우수한 탄력을 과시했다. 경주 장면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박은숙 기자
#소서노레전드(국6·3세·암·㈜나스카·송문길 부:올드패션드 모:소서노)
소서노레전드는 지난해 10월 27일 데뷔전에서 1분 05초 9의 저조한 기록으로 12두 중 10위에 그친 국내산 3세 암말이다. 7개월 만에 치른 주행 재검에서는 기대 이상의 좋은 탄력을 발휘해 차기 출전 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출발부터 뛰어난 스피드를 발휘하며 여유 있게 선두에 나섰다. 곧바로 제어하면서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고, 4코너를 돌아 제일 먼저 직선 주로에 들어섰다. 결승선에서도 강한 추진 없이 한두 번 가볍게 독려만 했음에도 막판까지 탄력을 잃지 않고 2위로 골인했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문세영의 ‘소울메리트’가 날아오는 바람에 1위를 내주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경주력과 여유 많은 걸음이었다. 1분 02초 6의 기록이 작성되었는데, 데뷔전과 비교했을 때 3초 3이나 앞당긴 좋은 결과였다.
데뷔전에서는 출발 불량으로 최후미에서 이렇다 할 걸음을 보이지 못한 채 고전 끝에 10위를 기록했다. 당시 인기 순위가 4위(단승 10.4배)였던 것으로 미뤄볼 때, 복병권으로는 인정받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아마도 경매가 1억 2400만 원이 말해주듯 혈통이 매우 좋았기 때문인 듯하다. 부마 ‘올드패션드’는 지난번에 소개한 대로 지난해 데뷔 씨수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모마 ‘소서노’ 역시 현역 시절 1군까지 진출한 능력 우수마였고, ‘코어블레이드(1군, 암)’를 배출하며 씨암말로도 검증받은 바 있다.
데뷔전 10위라는 좋지 않은 액면 때문에 차기 출전 시 인기가 없겠지만, 베팅하는 입장에서는 찬스로 볼 수 있다. 최강의 편성만 피한다면 삼복승식에서는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바램(외3·4세·암·이미양·박대흥 부:FLAT OUT 모:VENUS ROSEWATER)
바램은 5전 2승 2위 3회 복승률 100%를 기록 중인 미국산 4세마로, 앞서 소개한 ‘소서노레전드’와는 반대로 인기마로 분류된다. 따라서 영양가(?)는 없겠지만, 이번 주행 심사에서 여전히 좋은 컨디션과 우수한 경주력을 선보여 곧 재개될 경주에서도 선전이 기대된다.
선입형 마필답게 빠른 출발을 하며 여유 있게 2선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11번(끝번) 게이트였기 때문에 외곽질주로 일관했고, 4코너 역시 외곽을 돌며 세 번째로 직선 주로에 들어섰다. 결승선 전방 250m 부근에서 문세영 기수가 채찍을 두 번 가하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탄력 넘치는 걸음으로 변했다. 막판 200m(LF) 타임이 12초 2가 나올 정도로 끝걸음이 매우 좋았다. 1위로 골인한 ‘화이트퀸’의 경주력도 아주 좋았으나, 바램 역시 전혀 밀리지 않는 탄력과 여유를 보였다.
현재 3군에 속해있지만 기대치는 1군까지 보고 있다. 이유는 역시 혈통이 좋기 때문이다. 부마 플랫아웃은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만 7승과 2위 5회, 3위 5회를 기록하며 360만 달러를 벌어들인 뛰어난 경주마였다. 평균 우승 거리도 1696m로 거리적성도 상당히 긴 편이다. 암말로 태어났다는 점이 유일한 단점일 정도다. 500kg이 넘는 좋은 체구를 타고났고, 선추입에 능하며, 최고의 마방 박대흥 조교사 소속이란 점에서 앞으로의 미래는 매우 밝다.
#소울메리트(외4·3세·수·박남성·안병기 부:AMERICAN PHAROAH 모: PLACENTIA)
소울메리트는 네 번째 경주였던 1월 19일 경주에서 급격한 전력향상을 보이며 2위 마를 8마신 차로 따돌리고 첫 승을 거둔 미국산 3세마다. 약 4개월 만에 치른 주행 심사에서 여전히 우수한 탄력을 과시하며 1위로 통과, 다음 경주에서도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반 박자 늦게 출발하며 초반에 맨 뒤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에서 격차를 좁히며 아홉 번째로 직선 주로에 들어섰으나 결승선에서 폭발적인 추입력으로 대역전극을 펼쳤다. 문세영 기수가 채찍을 가하거나 강하게 추진하지 않고 잡고만 왔음에도 말이 알아서 생고무 같은 탄력으로 날아왔다. LF가 11초 8이 나왔다. 좀처럼 보기 힘든 기록이다. 실전에서도 극히 드문 기록이 주행 심사에서 그것도 제어하며 세운 기록이란 점에서 놀라울 뿐이다. 그만큼 소울메리트가 지닌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증거다.
현재 4군에 속해있는데 1군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이유는 혈통적 기대치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부마 아메리칸패로는 얼마 전까지 현역으로 활약하며 8전 7승을 기록했다. 7승이 모두 블랙타입에서 거둔 결과였고, 상금도 무려 45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또한 조부마 파이어니어오브더나일(Pioneerof the Nile)은 지난해 그랑프리 챔피언 ‘문학치프’의 부마로, 2015년 리딩사이어 3위에 오른 뛰어난 씨수말이다. 2018년 1세마 경매에서 13만 5000달러라는 초고가에 낙찰될 정도로 현지에서도 인정받은 바 있고, 직전 경주와 이번 주행 심사에서 탁월한 경주력을 보였기에 다음 경주에서도 입상 유력마로 추천한다.
#화이트퀸(국3·3세·암·박정재·박재우 부:한센 모:빛의여왕)
화이트퀸은 경마가 중단되기 바로 전날 마지막 경주에서 우승한 국내산 4세 암말이다. 약 3개월의 공백이 생겼는데, 이번 주행 심사에서 여전히 좋은 컨디션과 경주력을 발휘해 곧 재개될 실전에서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선행마답게 출발이 매우 빨랐다. 탁월한 스피드를 발휘하며 쉽게 선행에 나섰고, 곧바로 제어하며 4코너까지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직선 주로에 들어와서도 추진 없이 제어만 했음에도 탄력적인 걸음을 유지하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기록이 무려 1분 00초 5가 작성되었고, LF가 12초 6이 나올 정도로 막판 걸음도 매우 좋았다. 3개월의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좋은 발걸음이었다.
현재 3군에 속해있는데, 기대치는 2군 이상. 1군 진출도 가능하다고 본다. 암말인 데다 전형적인 선행마라는 핸디캡은 있지만, 주행 자세가 부드럽고 밸런스가 아주 좋기 때문이다. 또한 주행 시에 특별한 악벽을 보이지 않고, 기수가 유도하는 대로 잘 순응한다. 즉 임기응변에 강하고, 페이스 안배에 능하다고 보면 된다. 한 가지 단점을 꼽자면 거리적성이 짧다는 것이지만, 최근에 상위군 단거리 경주가 많이 편성되고 있어 큰 문제는 안 될 전망이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