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유재석+비 흑역사도 술술 ‘막강입담’ 화제…지코 작곡 참여 가요계 벌써부터 긴장
서로 친분은 있지만 활동하는 무대가 달라 공통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스타 3인이 의기투합한 곳은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다. 김태호 PD가 이끌고, 유재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트로트를 통한 ‘유산슬’ 열풍에 이어 이번에는 여름을 겨냥한 혼성그룹을 기획하고 이효리와 비를 섭외하는 데 성공했다.
3인의 조합만으로도 화제 만발, 그룹 탄생 과정을 소개하는 방송 역시 연일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저마다 분야에서 정상의 인기를 누린 톱스타답게 스토리도 무궁무진하다. 혼성그룹이 목적이지만 팀을 꾸리는 과정에서 더 이상 두려울 게 없다는 듯 지난 과거도 거침없이 꺼낸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특이한’ 혼성그룹이 탄생했다.
유재석과 가수 이효리, 비가 3인조 혼성그룹을 결성해 여름 가요계를 정조준하고 있다. ‘싹쓰리(SSAK3)’라는 그룹 이름처럼 뜨거운 여름을 ‘싹’ 쓸어버릴 태세다. 사진=MBC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에 힘을 주고 싶다”
3인의 만남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 출발은 ‘여름에 어울리는 댄스음악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한 ‘놀면 뭐하니?’의 김태호 PD가 혼성그룹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남녀가 섞인 혼성그룹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쿨’ ‘코요테’ ‘샵’ ‘거북이’ 등으로 명맥을 이었지만 지금은 아이돌그룹에 밀려 ‘희귀템’(희귀한 아이템)으로 전락한 상황.
제작진은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신나는 댄스음악에 최적화한 형태가 혼성그룹이라고 판단하고 이에 가장 적합한 주인공으로 이효리와 비를 떠올려 섭외에 공을 들였다. 두 사람이 각각 2003년과 2004년 KBS 가요대상을 받는 등 댄스음악을 상징하는 가수라는 사실도 작용했다. 평소 남다른 기획력과 연출 시도로 실력을 인정받는 김태호 PD의 러브콜이기에 가능한 조합이기도 했다.
가수 이상순과 결혼해 제주도에서 지내는 이효리는 유재석과 과거 ‘해피투게더’부터 ‘패밀리가 떴다’ 등을 통해 ‘예능 남매’로 활약한 각별한 인연으로 이미 ‘놀면 뭐하니?’에 몇 차례 얼굴을 비췄다. 그때마다 서울에서의 방송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의지를 보였다.
비는 2017년 발표한 노래 ‘깡’이 뒤늦게 주목받으면서 전성기 인기를 되찾고 있던 차였다. 발매 당시만 해도 시선을 끌지 못했지만 3년이 흐른 최근에야 유튜브를 중심으로 ‘자신감이 과도한 노래’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열풍을 일으키자, 비 역시 대중과 소통 기회를 넓히려는 의도로 ‘놀면 뭐하니?’에 동참했다.
이효리와 비는 유재석과 3인조를 결성해 여름에만 한정적으로 활동하는 프로젝트그룹을 부담 없이 재미있게 즐기자는 마음으로 의기투합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몸도 마음도 지친 대중에 신나는 음악으로 에너지를 주겠다는 마음은 이들이 그룹 결성에 적극 동참한 또 다른 이유이다. 이효리는 “시청자에 흥과 웃음을 주겠다”는 각오를 방송에서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놀면 뭐하니?’는 매주 혼성그룹 콘셉트를 정하고 음반 작업을 하는 과정을 보이고 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6~7%대로 떨어진 시청률은 혼성그룹 프로젝트가 시작된 직후 반등을 거듭해 10%대까지 올랐다. 사진=MBC
#“부부의 세계는 사막 같다” 사이다 발언 폭발
‘놀면 뭐하니?’는 매주 혼성그룹 콘셉트를 정하고 음반 작업을 하는 과정을 보이고 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6~7%대로 떨어진 시청률은 혼성그룹 프로젝트가 시작된 직후 반등을 거듭해 10%대까지 올랐다. 예고편 등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의 조회수도 공개하자마자 100만 건을 거뜬히 돌파하고 있다.
심지어 그룹 이름을 정하기 위해 평일인 6월 4일 오후 유튜브 계정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은 동시 접속자가 무려 10만 명을 기록했다.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기 불과 1시간 전 긴급 공지됐음에도 순식간에 10만 명이 몰려들어 실시간 소통을 이뤘다. 각양각색 아이디어가 오간 끝에 결정된 이들의 그룹 이름은 ‘싹쓰리’. 여름 가요계를 싹 다 쓸어 보자는 뜻에서 시청자들이 붙인 이름이다.
혼성그룹으로 활동하면서 쓸 예명도 시청자들이 직접 지었다. 기발한 작명이 쏟아진 끝에 이효리는 예명을 ‘린다G’로 확정했다. 미국 동포라는 가상의 콘셉트로 ‘린다’라는 이름을 지었지만 만족할 수 없다는 듯, 이효리는 “내가 나타나면 모두 지린다!”는 각오를 피력하면서 ‘G’를 성으로 붙였다. 다소 선정적인 느낌으로 작명 분위기가 형성되자 이내 유재석은 ‘유두래곤’으로, 비는 ‘B룡’으로 이름을 정했다.
연예계 활동 20여 년간 숱한 예능프로그램을 섭렵한 베테랑 스타들답게 이들이 방송에서 내뱉는 입담은 아슬아슬한 경계와 수위를 넘나든다. 이효리는 혼성그룹으로 해외 진출까지 노리겠다는 비의 욕망을 접하고 “아직도 월드투어 욕심을 버리지 못했느냐”고 타박한다. 과거 비가 월드투어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겪은 계약문제 등 스캔들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를 향해 “그때 왜 나한테 대시하지 않았느냐?”는 이효리의 말은 물론 “부부의 세계는 사막 같다”거나 “낯선 여행지에서 하룻밤”처럼 기혼 연예인이 꺼내기 어려울 이야기도 서슴지 않고 나누면서 큰 웃음을 만든다.
혼성 3인조 ‘싹쓰리’의 등장에 가요계도 긴장하고 있다. 1020세대에 전폭적인 지지를 얻는 래퍼 지코와 신진 작곡가 박문치가 작업하는 이들의 노래가 출시 직후 ‘음원 강자’에 오를 것이란 관측도 어렵지 않게 제기된다. 7월 중순 음원을 발표하기 전까지 방송을 통해 작업의 과정을 보이면서 형성될 ‘싹쓰리 팬덤’의 폭발력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방송가와 가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