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진 전남·최준 울산 입단, 오세훈·전세진·박지민 상무행…‘골든볼’ 이강인 등 해외파는 고전
이강인 등 U-20 대표팀 선수들은 대한민국 최초 FIFA 주관 남자대회 최초 결승 진출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학생에서 프로로, 민간인에서 군인으로
만 20세 이하 선수들만 참가하는 대회이니만큼 당시 엔트리 21명에는 대학생 선수도 포함돼 있었다. 수비수 최준과 미드필더 정호진은 각각 연세대와 고려대 소속으로 대회에 나섰다. 이들은 아마추어 신분임에도 프로에 소속돼 있던 동료들에 뒤지지 않는 활약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최준은 대회 본선 7경기에 모두 나섰고 4강 에콰도르와 경기에선 이강인과 콤비 플레이로 결승골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대회를 마치고 각자 학교로 돌아간 이들은 곧 프로 타이틀을 달았다. 정호진은 전남 드래곤즈, 최준은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1년 전 기적을 함께 만든 21명의 선수들은 이제 전원 프로 신분이 됐다.
이외에도 신분에 변화가 생긴 이들이 있다. 오세훈, 전세진, 박지민은 덥수룩하던 머리가 1년 새 짧아졌다. 상주 상무에 입단해 군인이 됐다. 오세훈과 전세진은 2019년 12월 입대해 벌써 일병으로 진급했다. 골키퍼 박지민은 지난 5월 25일에 입대, 이들의 후임이 됐다.
대표팀이 준우승을 차지하기까지 전 경기에 선발로 나섰던 중앙수비수 이재익은 대회 활약에 힘입어 해외 무대로 진출한 유일한 선수가 됐다. 그는 지난해 6월 대회를 마치고 1개월 뒤인 7월, 카타르 알 라얀으로 이적했다. 여전히 21세 어린 선수지만 소속팀 주축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적 이후 열린 17경기에서 10경기에 선발로 나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리그 데뷔전에서는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U-20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던 오세훈은 대회가 끝나고 1년 뒤 군인이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당당한 주전으로 자리잡은 선수들
대회 당시 프로 새내기에 불과했던 선수들은 1년이 흘러 각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수비수 이지솔(대전)과 김주성(서울)은 이번 시즌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각 팀에서 이들을 지도 중인 황선홍·최용수 감독은 갓 20세를 넘긴 둘에게 중앙수비수라는 중책을 맡기고 있다. 이지솔과 김주성은 올 시즌 K리그 전 경기에 나섰다.
주전 골키퍼를 맡았던 이광연(강원)도 이강인과 함께 스타로 떠오른 인물이다. 그는 토너먼트에서 연이은 선방으로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세네갈과 8강전에서는 승부차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빛광연’이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그는 소속팀 강원 FC 복귀 직후 치른 프로 데뷔전에서 4골을 실점했음에도 승리하며 화제 인물로 떠올랐다. 프로 1년차였던 지난해 이따금 경기에 나서던 그는 2020시즌 들어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얻고 있다.
묵묵한 리더십으로 대표팀을 이끌던 주장 황태현은 2부리그 소속 안산 그리너스에서 1부리그 대구 FC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강한 동료들과 경쟁하며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화려한 선방으로 주목받은 골키퍼 이광연은 대회 이후 소속팀 골문을 지키는 경기가 많아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시련 겪는 해외파
일부 해외파 선수들은 팀내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골든볼 수상과 함께 찬사가 쏟아졌던 이강인(발렌시아)은 최근 입지가 불안하다. 경기장보다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많다. 지난 겨울에는 부상이라는 불운이 겹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리그가 재개된 이후 교체카드를 5명까지 활용할 수 있게 일시적으로 규정이 달라졌음에도 이강인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리그 데뷔골까지 기록하던 2019-2020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경기장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자연스레 이적설도 이어지고 있다. 더 많은 기회를 위해 임대나 이적을 모색하는 것이다. 스페인 내는 물론 프랑스, 네덜란드 등 해외 팀과도 연결되고 있다.
김정민도 시련을 겪고 있다. 오스트리아 리퍼링에서 활약하다 2020년 1월 아드미라 바커로 임대되며 1부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첫 3경기에서 모습을 보이던 그는 3월 중순부터 자취를 감췄다. 교체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됐다가 재개된 6월에도 명단에서 제외돼 있다. ‘K리그행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이어질 정도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