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설사 잦고 손발 차갑다면 ‘관리’ 필수…마늘·양배추 강추, 소시지·밀가루 비추
1년에 3회 이상 감기에 걸린다면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다.
나이가 같아도 신체적 나이에는 차이가 있듯이, 면역력도 개인차가 존재한다. 그리고 생활습관에 따라 면역력은 오르기도, 떨어지기도 한다. 자신의 면역력이 높은지 낮은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일본 준텐도대학 의학부 면역학 특임교수 오쿠무라 고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감기에 얼마나 자주 걸리느냐’를 살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은 ‘1년에 3회 이상’으로 본다. 오쿠무라 교수는 “감기에 자주 걸리고 잘 낫지 않는 사람은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로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면역력이 저하될 경우 신체 곳곳에 징후가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가 ①구내염과 피부염이 자주 생긴다 ②찰과상이나 베인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③변비나 설사 등 배변활동에 이상이 있다 ⑤손발이 차갑다 ⑥수면장애가 있다 ⑦피로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등이다.
변비와 설사 증세가 잦은 사람은 장내 환경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장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 70%가 집결해 있는 곳이다. 그러므로 “장 건강이 나쁘다는 것은 곧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본은 평소 식생활에서 장에 유익한 음식을 섭취하는 일이다. 감염면역학자 후지타 고이치로 박사는 “식사의 60%를 채소류, 콩류, 과일류, 통곡류(현미, 잡곡) 등 식물성식품으로 하면 장내 유익균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고 밝혔다. 또 발효식품을 매일 섭취하면 좋다. 가령 요구르트, 치즈, 김치, 낫토, 된장 등에는 인체에 유익한 생균 ‘비피더스균’과 ‘유산균’이 풍부해 면역력을 증진시켜준다.
면역력 증진에 효과적인 마늘과 양배추.
면역력 증진에 효과적인 또 다른 식품은 양배추다. 양배추 안에는 수용성과 불용성 식이섬유가 골고루 들어 있어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섭취 방법은 쪄서 닭가슴살이나 밥을 싸 먹어도 좋고, 생으로 잘라 소스를 곁들이는 것도 추천한다.
반대로 면역력을 낮추는 음식도 있다. 바로 화학첨가물을 사용한 식품이다. 예를 들어 합성보존료 소르브산은 햄이나 소시지, 어묵 등 다양한 가공식품에 쓰인다. 식품 내 세균 번식을 막는 작용을 하지만, 일상적으로 즐겨 먹을 경우 유익균이 증식되지 않아 장내 환경을 망가뜨린다.
해외에서는 “밀가루에 든 글루텐 성분이 장 점막에 미세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후지타 박사는 “아직 학계 의견이 분분하긴 하나 파스타와 라면, 우동 등 글루텐을 포함한 음식은 일주일에 2회 정도만 섭취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다음은 일본 야후재팬에 실린 ‘면역력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다. 아래 항목 중 몇 개가 해당하는지 살펴보면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면역력과 생활습관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신의 면역력 상태를 확인하고, 면역력 저하가 의심되는 사람은 올바르게 생활습관을 바꾸도록 하자.
[면역력 체크리스트] 취미 없고, 혼밥 자주 한다면… 1. 건강검진에서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180mg/dL 이하였다. 2. 체온이 36.0℃에 못 미친다. 3. 식욕부진을 겪고 있거나 혹은 과식하고 있다, 4. 식사할 때 먹는 속도가 빠르다. 5. 식사는 거의 혼자서 한다. 6. 요구르트, 김치, 된장 등 발효식품을 잘 먹지 않는다. 7. 버섯류는 질색이라 먹는 일이 거의 없다. 8.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다. 9. 금연, 금주, 다이어트 등 좋아하는 것을 억지로 참고 있다. 10. 서플리먼트(보충제)나 약이 없으면 불안하다. 11. 스트레스를 잘 받는다. 12. 꼼꼼하고 완벽주의자다. 13. 남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14. 슬픈 일이나 기분 나쁜 일을 두고두고 앓는다. 15.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서툴다. 16.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없다. 17. 요즘 그다지 웃지 않는다. 18. 긴장감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19. 집중력이 없고 금방 질려버린다. 20. 야행성 생활습관을 가졌다. 21. 하루 종일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22. 밖에 나가기가 귀찮고 햇볕을 잘 쬐지 않는다. 23. 취미다운 취미가 없다. 24.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최근 체중이 5kg이상 늘었다). 25. 목욕은 귀찮아서 간단한 샤워만 한다. [진단결과] #0~5개 : 면역력이 높다 당신은 면역력이 높은 편이다. 다만 1번과 24번에 해당하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는 것만으로도 좋은 운동이 된다. #6~10개 : 면역력은 보통 수준 현대사회는 스트레스 요인이 많다.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질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 특히 11~17번에 주로 해당되는 사람은 스트레스 해소에 힘써야 한다. #11~15개 : 면역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감기에 자주 걸리지는 않는가. 3~8번에 해당되는 사람은 식생활 개선을, 21~24번에 체크한 사람은 규칙적인 운동으로 면역력을 관리하자. #16개 이상 : 면역력 위기 상태 말 그대로 위기 상태다. 각종 질환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개선해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흔히 “체온이 낮으면 면역력도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 유독 몸이 찬 사람은 반신욕이나 족욕을 하면 체온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
체크리스트 중에서 ‘혼밥’이나 ‘슬픈 일, 기분 나쁜 일을 두고두고 앓는다’ 등은 언뜻 면역력과 전혀 관계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대한 즐거운 기분으로 지내야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분비되며, 이것이 NK세포(체내 암세포나 비정상 세포를 즉각적으로 공격하는 선천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면역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또 완벽주의인 사람, 취미가 없는 사람, 말 못할 비밀을 안고 있는 사람 등은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경향이 있다. 스트레스는 면역을 떨어트리는 가장 큰 ‘적’이다. 면역력 향상을 위해 평소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