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바’ 접대여성 두고 2차까지 ‘불법영업’…웨이터 월수입 1000만 원 소문 ‘풍선효과’
룸살롱 등 유흥업소를 찾는 발길이 뜸해지면서 바가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다. 사진은 일반적인 바의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일요신문DB
강남의 한 유흥업계 관계자가 들려준 요즘 업계 분위기다. 바는 대부분 유흥주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다. 양주를 주로 소비하는 공간이지만 접대여성이 없고 바텐더와 웨이터가 근무하는 형태다. 또한 밀폐된 룸이 없고 오픈된 형태다. 물론 옆 테이블과 떨어져 있는 독립된 공간을 확보한 형태의 바도 많이 있지만 문이 있는 룸 형태는 아니다. 밀폐된 공간의 룸살롱보다는 감염병 확산 우려가 크지 않다. 밀접한 신체접촉도 많지 않으며 클럽처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거나 하는 일도 없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바는 고위험 시설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바가 사실상 접대여성을 두고 영업하고 있다. 바텐더라는 명목이지만 손님 옆에 앉아 술을 따라주고 안주를 챙겨주는 등 접대여성과 유사한 형태의 일을 하는 여성들이 근무하는 업소가 많다. 다만 룸살롱처럼 손님마다 접대여성을 지정해 계속 술시중을 드는 경우는 드물고 여성 바텐더들이 여러 테이블을 오가며 손님들을 응대하는 방식이 많다. 다음은 강남에서 제법 유명한 텐프로 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요즘 손님들 사이에 ‘바에 가면 양주가 있고 여자도 있는데 QR코드는 없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QR코드에 대한 공포 심리로 룸살롱 방문을 꺼리는 이들이 대신 바를 찾는 결정적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요즘 시국에도 룸살롱을 찾는 이들의 상당수는 ‘접대’가 목적인데 분위기 좋고 고급스러운 바는 아쉬운 대로 접대가 가능하다.”
문제는 바와 룸살롱의 모호한 경계마저 무너트린 불법 업소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밀폐된 룸만 없을 뿐, 바텐더로 위장한 접대여성들이 손님마다 지정돼 술시중을 드는 등 룸살롱과 유사한 영업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룸살롱 등 유흥업소들이 거듭된 영업정지로 힘겨워하는 동안 거기서 일하던 접대여성들을 대거 확보한 보도방이 불법 영업을 하는 바와 손을 잡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소위 2차라 부르는 성매매가 이뤄지는 곳도 있다는 점이다. 다음은 강남의 한 보도방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보도방 소속 여성들이 유흥업소에서 나와 보도방 차량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하다. 사진=임준선 기자
물론 극히 일부 불법 영업을 하는 바에서나 가능한 일이기는 하다. 오히려 오랜 기간 강남 일대에서 바를 운영해오던 업주들은 일부 불법 영업 바들로 인해 업계 전체가 단속의 칼날 앞에 놓이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강남에서 바를 운영하고 있는 어느 사장의 얘기다.
“우리가 유흥업소가 아닌 까닭은 나름의 품격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손님들을 보다 편하고 격조 있는 분위기에서 좋은 술 마시며 쉴 수 있게 해드리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해왔다. 우리가 스스로 유흥업소라 생각한 적 없고 바텐더들도 술을 파는 직업이지만 나름의 긍지가 있었다. 손님이 많아지는 건 좋지만 요즘 분위기는 많이 혼란스럽다. 조금 궁해도 단골손님들과 늘 좋은 자리가 이어지는 시절이 그리울 정도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