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업용헴프 규제자유특구, 국내 최초 대마산업화의 문 열어
- 실무기획력과 정무적역량 합쳐진 결과물…신도청시대 발전 촉매 기대
- 이철우 지사 “경북바이오산업단지, 기업 넘쳐나수 있게 더욱 키워나갈 것”
[안동=일요신문] “규제자유특구는 마약류인 대마의 합리적 산업화 방안을 모색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특구와는 다른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경북도가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에 지정돼, 안동이 대한민국 대마산업의 메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마산업은 신도청시대 백신클러스터와 함게 북부권 바이오산업의 한축을 담당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특구사업 개요(자료=경북도 제공)
이철우 경북지사는 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6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차 규제자유특구위원회에서 경북도가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최종 지정 된 것을 알렸다.
이번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는 70여년 동안 마약류관리법에서 규제되던 대마를 활용한 바이오산업화의 문을 열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기존 대마산업의 경우 섬유용과 종자용 재배만 허용이 됐다. 하지만 이번 특구지정을 기점으로 의료용 대마 산업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바이오 소재 시장을 창출해 지역의 산업영역이 한층 넓어지게 됐다.
대마는 기본적으로 마리화나와 헴프(HEMP)로 분류된다. 이 중 헴프는 환각성을 가지는 THC(tetrahydrocannabinol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이 0.3%미만인 저마약성 품종군으로, 해외에서는 의료목적 대마재품의 원자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청삼종도 섬유용으로 개발된 저마약성품종으로 헴프로 분류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규제자유특구 실증사업 구조(자료=경북도 제공)
경북도에 따르면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는 안동시 임하면, 풍산읍 일대에 스마트팜 기업을 유치해 ICT융합기술을 활용한 산업용 헴프를 안전하게 재배된다. 재배된 헴프에서 의약품 원료로 사용되는 고순도 CBD(통증과 염증을 줄이고, 간질 발작을 조절하고 정신질환과 중독을 치료하는데 유용한 성분) Isolate를 추출‧정제해 원료의약품으로 제조·수출하고 대마성분 의료목적 제품을 개발·제조하는 사업을 핵심내용으로 한다.
마약성분이 있는 대마의 특수성을 감안해 블록체인 기반 헴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예기치 못한 유출을 사전에 차단하는 안전한 산업화 실증도 추진한다.
블록체인기반 HEMP 종합관리시스템(자료=경북도 제공)
이 같은 사업들은 2년간(2021년 1월~2022년 12월) 재정지원을 받아 안동시 임하면과 풍산면 일대에서 진행을 하게 된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기반구축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 속도감 있는 사업 수행을 위해 안동시 바이오산업연구원 일대의 인프라와 경산시에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반구축 이후 실질적인 산업화를 위해 경북 바이오산업단지 2단지를 이용해 ‘대마기반 바이오산업 특화산업단지’로 육성하고 바이오기업들의 투자유치에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 특구지정과정 이전과 다른 진통과정 겪어
이번 특구지정과정에는 이전과 다르게 상당한 진통과정을 겪었다. 마약류로 관리되는 대마의 특성상 식약처의 부정적 의견이 상당했기 때문인데,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도지사는 안동시장와 함께 청와대를 방문해 햄프의 산업화를 적극 건의했고, 실무담당부서는 식약처 및 중기부와 협의를 지속해 나갔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의료목적에 한정해 특구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협의돼 최종지정에 이르게 됐다. 사실상 경북도와 안동시의 전방위적인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라 할 수 있다.
청와대 방문 규제자유특구 지정 건의(사진=경북도 제공)
# 70여 년간 엄격 규제된 대마 활용한 산업화…경북도·안동 처음시도
그간 안동시는 지속적으로 대마산업화를 위해 힘써 왔으나, 정책사업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경북도와 협력을 통한 충실한 사업기획으로 국가사업화를 실현했다. 특히 광역과 기초자치단체의 합심으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한 성과여서 더욱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특구지정은 대마라는 특수성으로 특구사업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이 경북도와 안동시에게 주어졌다. 그 동안 기업들은 매년 20%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대마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 사업을 하거나 기초연구 수준에서 머무르는 등 애로사항이 많았다. 현실적으로 국민보건상 우려도 무시할 수 없는 가치여서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된 사업인 것. 그만큼 사업성도 있지만 위험성도 함께 가지고 있어 도전적인 과제임에는 분명하다. 이 때문에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국내의 모든 대마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는 절차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이달말 경북도와 안동시는 ‘대마산업 클러스터 종합육성계획’을 발표하고 앞으로 청사진을 제시한다. 내년부터 시작될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위한 조직도 정비한다. 이미 실무기획팀에서는 전략마련을 위한 준비 중에 있고, 국내 전문가의 컨설팅 등도 받아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철우 지사는 “민선7기 신도청시대를 열어가는 산업정책으로 경북 바이오산업단지에 기업이 넘쳐나는 새 역사를 쓸 수 있도록 더욱 키워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