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참모 12명, 여당 계열 의원 42명 다주택자…3주택자 이상 서울시의원 9명 중 8명 민주당 소속
6개월이 넘은 시점이지만 이는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문제가 논쟁이 되자 노 실장은 7월 2일 다시 한 번 “한 달 내에 매각하라”며 해당 참모 전원을 면담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갭투자 규제를 핵심 내용으로 한 문재인 정부 21번째 부동산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지난 6월 말 기준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가운데 다주택자는 12명으로 알려졌다. 수석급에서는 권고 당사자인 노영민 비서실장을 비롯해 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 박진규 신남방신북방비서관, 조성재 고용노동비서관,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 등도 2주택자였다.
노영민 실장은 고향인 충북 청주의 아파트를 처분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서울 반포 아파트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윤성원 비서관의 경우 보유하고 있던 서울 논현동 아파트와 세종시 소담동 아파트 중, 세종시 주택을 처분해 1주택자가 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여전히 8명의 전·현직 청와대 고위 공직자가 수도권 내에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고위 공직자 역시 매각 움직임이 크지 않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정부부처 고위 공직자는 한 채만 빼고 처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지만 정작 본인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 공직자 가운데 최초로 “집 한 채만 남기고 팔겠다”고 공개 선언했던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여전히 다주택자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서도 다주택자 매각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는다. 경실련은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등 집권여당 계열 국회의원 180명 중 42명이 2주택 이상 다주택자”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이후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내 다주택 보유자는 21명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민주당 이해찬 당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보여주기식 주택처분 권고에 대해 사과하라”며 △민주당의 다주택 소유 의원들의 실수요 외 부동산 즉각 처분 △민주당의 소속 선출직과 임명직 공직자들의 실수요 외 부동산 즉각 처분 △민주당 의원들이 투기세력 아닌 서민을 위한 정치에 앞장서라고 주문했다.
지자체 의원들 중 일부도 도마에 올랐다. 서울시의회 시의원 31%가 다주택자였다. 경실련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시의원 110명 중 34명이 본인과 배우자 포함 다주택자였다. 특히 이 중 9명은 3채 이상을 보유, 이들이 가진 주택의 수는 총 94채에 이르렀다. 3주택자 이상 시의원 9명 중 8명이 민주당 소속이었다. 현재 서울시의회는 전체 110석 중 102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주택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이는 민주당 강대호 시의원으로, 서울 중랑구와 경기도 가평군에 다세대 주택 21채와 연립주택 9채 등 총 30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도시계획관리위원회에 배정됐다. 같은 당 이정인 시의원도 24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송파구에 아파트 1채와 다세대 주택 4채, 도봉구에 아파트 3채, 인천에 4채, 경기도 군포시에 11채 등이었다.
김경 민주당 시의원은 종로구 평창동 단독주택과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 등을 포함해 주택 5채와 상가 5채 등 건물로만 53억 9500만 원을 신고했다. 신임 도시안전건설위원장인 성흠제 시의원 역시 주택 11채로, 신고가액이 9억 6000만 원에 달했다.
정의당 서울시당은 다수의 다주택자 시의원들이 도시계획·주택정책을 관장하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7월 15일 논평에서 “최근 마무리된 제10대 서울시의회 후반기 원 구성에서 도시계획과 주택사업을 담당하는 의원들을 보면 민주당은 ‘다주택자와 더불어’를 택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해당 상임위에 배치된 자당 의원들의 다주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권으로부터 자유로운 의원으로 교체하거나 의원들이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 및 투기성 부동산을 처분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