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족 노는 곳에 ‘맛있는 방앗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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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시간에 영화 건강 쇼핑 등 여가생활을 즐기거나 투잡(Two Job) 등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24시간 영업점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김밥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은 24시간 영업이 대세로 굳어진 분위기. 2000년대 초 등장해 분식시장을 점령한 저가 김밥전문점은 1000원대 즉석김밥으로 흡인력을 높였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24시간 운영을 선언했다.
패스트푸드점도 마찬가지. 밤에 햄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24시간 365일 연중무휴 영업을 하는 패스트푸드점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맥도날드 170여 개 매장, 롯데리아 110여 개 매장, 버거킹과 KFC 15~20여 개 매장이 현재 24시간 운영 중이다. 해장국 감자탕 설렁탕 족발 등도 24시간 영업이 이뤄지는 대표 메뉴. 최근에는 낮 시간에만 먹을 수 있었던 메뉴도 24시간 영업에 동참하고 있다.
서울 강남 선릉역 인근에 위치한 ‘동해수산’은 24시간 운영되는 횟집이다. 늦은 시간에 횟집을 찾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2~3차로 횟집을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단다. 주인 신영란 씨(50)의 말이다.
“영업시간이 오후 10시까지인데 8시, 9시에도 들어오는 손님이 있거든요. 그런데 영업종료 시간을 물어보고서는 대부분 나가버리는 겁니다. 조급하게 음식을 먹고 싶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영업시간을 늘린 건데 반응이 좋더라구요.”
이후 손님을 놓쳤던 오후 8시~10시 매출이 적을 때는 100만 원, 많을 때는 20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기록했다. 게다가 365일 언제나 열려 있는 횟집으로 손님들에게 인식되면서 주간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단다. 야간에 주방과 홀을 담당하는 직원 4명의 인건비가 700만 원 정도로 적지 않지만 손님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어 적절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귀띔이다.
신 씨의 24시간 영업 노하우는 또 있다. 주간 메뉴판과 야간 메뉴판을 달리 운영하고 있는 것. 주간에는 식사 겸 찾는 손님이 많아 소위 ‘스키다시’(안주)로 불리는 밑반찬을 다양하게 내놓고, 10시 이후 야간에는 식사를 마치고 찾아오는 손님이 대부분이므로 밑반찬은 없애고 회를 푸짐하게 내놓는다. 손님은 적절한 서비스에 만족도가 높고, 운영자는 아깝게 버리는 음식이 없어 일석이조라는 게 신 씨의 설명이다.
경기도 일산의 복합상가 웨스턴돔 중식전문점 ‘상하이짬뽕’을 운영하고 있는 박아란 씨(30)도 24시간 영업으로 짭짤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그 역시 처음에는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했다가 뒤늦게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은 것을 보고 1개월이 지나지 않아 24시간 영업으로 전환했다고. 영업시간을 연장한 뒤 63m²(19평) 매장의 월평균 매출은 5000만 원 정도를 기록하고 있단다.
“12시 이후 방문 손님은 전체 고객 수로 볼 때 30% 정도로 많지 않은 편이지만 술과 함께 1만 원 이상 고가의 안주를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요. 주간 손님의 객단가가 6000원 정도라면 야간 손님의 경우 8000원 정도여서 야간 영업이 매출에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물론 24시간 영업이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전기세 인건비 등 고정비용 부담만 늘어나고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주택가에서 김밥전문점을 운영 중인 강 아무개 씨는 개업과 동시에 24시간 영업을 해오다가 최근 영업 종료 시간을 밤 10시로 당겼다. 점포가 전철역 인근 대로변 1층에 위치하고 있어 개업 당시만 해도 장사가 잘됐다.
그런데 주변에 24시간 분식점이 세 곳 더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그리 많지 않았던 새벽 손님이 다른 점포로 분산되면서 야간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야간 종업원 두 명의 월급과 전기세 등 제반 비용이 주간 매출을 까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야간 영업이 득보다 실이라는 판단이 서자 강 씨는 결국 영업시간 단축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강 씨처럼 24시간 영업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24시간 영업으로 점포 두 개를 운영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창업전문가들은 24시간 영업점의 경우 적절한 상권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늦은 시간에도 영업이 가능할 정도로 손님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손님이 일찍 끊기는 주택가 상권보다 상업지역의 유흥가 상권이 유리하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유명 해장국집이 있는 곳이라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24시간 영업에 맞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흥업소가 몰려 있는 지역에서 종사자를 대상으로 국수나 해장국 등 간편식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4시간 영업이라도 반드시 24시간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경우에 따라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최근 프랜차이즈형 편의점과 개인 편의점의 중간 형태인 ‘볼런터리 편의점’의 경우 손님이 뜸한 새벽시간에는 점주 재량으로 가게 문을 닫을 수 있도록 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소장은 “인천 주안역 앞 24시간 노래방의 경우 132m²(40평) 이내의 소형이지만 콘서트장에서의 현장 입체음향을 실감할 수 있도록 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도우미 등 편법이 아닌 노래방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24시간 노래방에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충고했다.
해외 신사업 아이디어
실시간 번역 ‘링구아월드’
독일의 번역사이트 링구아월드(www.lingua-world.de)는 약 1만 명의 세계 각국 프리랜서 번역가들이 70개국 언어로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24시간 동안 번역 의뢰가 접수되고 관리된다. 본사에서는 상이한 분야의 번역 의뢰들을 적합한 번역가들에게 연결시켜주고 있다. 고객은 언제든지 자신의 문서를 확인해볼 수 있고, 긴급 번역이 필요한 경우 몇 시간 이내로 받아볼 수 있는 익스프레스 서비스와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연간 서비스도 있다.
독일 국내에서 번역 사무실을 이용할 경우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므로 전문가들은 저렴한 비용에 양질의 번역 사이트가 생긴다면 사업전망은 양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전문서적을 판매하거나 원서자료를 내려 받는 사이트에 이 콘텐츠를 붙여 운영한다면 차별화와 부가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