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도 새도 모르게 들어갔다고?
▲ 이마트가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는 ‘이마트 튀김가루’에서 생쥐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 연합뉴스 |
‘이마트 튀김가루’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것은 지난 4월 27일. 경기도 오산에 거주하는 한 소비자는 이마트 시화점에서 지난 1월 구입한 ‘이마트 튀김가루’를 보관하다가 4월 개봉한 후 그곳에서 쥐로 추정되는 이물질을 발견했다. 해당 소비자가 이 문제를 식약청에 신고하면서 5월 초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한 식약청 실태 조사가 시작됐고 지난 5월 10일 식약청은 문제가 된 시기에 생산된 튀김가루 제품 1080개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후 해당 제품 제조업체인 ‘삼양밀맥스’ 아산공장 실태조사에 착수한 식약청은 지난 19일 “봉투에 옮겨 담는 설비공간에서 이물질이 들어갈 수 있는 개연성을 확인했다”며 해당 업체에 시설개수명령 등 행정조치를 취했다. 식약청에서는 유입 근거로 튀김가루에서 발견된 쥐가 유전자 검사 결과 제조구역 안의 쥐덫에 잡힌 쥐와 같은 종류였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 처음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가 구입했던 제품의 생산시기인 지난해 8월 4일부터 9월 23일 사이에 설비공간에서 쥐 4마리가 잡힌 기록이 있다며 제품 공정 과정에서 쥐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식약청 조사 발표일인 지난 19일 이마트와 삼양밀맥스는 제조 과정에서 쥐가 혼입됐을 가능성은 결코 없다며 적극 반박에 나선 상태다. 삼양밀맥스 측은 “공정 자체가 이물질을 제거하는 필터공정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이물혼입 가능성은 없고 포장 후에도 엑스레이 검사 및 중량검사를 통해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식약청이 쥐의 유입 근거 중 하나로 제시한 쥐 유전자 검사 결과에 대해서도 “제품에 혼입된 쥐나 창고에서 발견된 쥐 모두 전국적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쥐일 뿐인데 그것을 두고 제조공장에서 해당 쥐가 혼입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이마트 측에서도 “살아 있는 쥐가 혼입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외부 전문가 소견서와 함께 식약청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또 이마트는 외부 전문가 등의 자문을 거쳐 추가 자료를 식약청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마트와 삼양밀맥스 양사가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자 식약청에서는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을 통해 앞으로 추가 조사를 거친 후 행정처분 등 최종 결과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조사 결과 제조업체의 잘못으로 판단될 경우 삼양밀맥스의 품목제조정지 7일, 판매업체의 잘못으로 판단되면 이마트의 판매정지 7일의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이처럼 업체들이 제시하는 반박 근거와 그간 전문가들이 내놓은 개별 조사 결과를 볼 때 앞으로 이번 이물질 유입 경로를 찾는 것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식약청이 제시한 근거가 모두 정황증거일 뿐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식약청은 “추가 조사를 거치면 확실한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