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선 안 옮아” 전광훈 차명진 주옥순 코로나19 확진…“내가 3선인데” 김문수 ‘둔기 사진 논란’ 민경욱도 구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8월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됐다. 확진 판정을 받고 보건소 차량에 탑승하는 과정에서도 전 목사는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턱에 걸친 채 누군가와 통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전 목사는 자가격리 대상임에도 8·15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전 목사는 그간 어떤 통보도 받은 사실이 없고 8월 15일 광화문 집회에서 연설을 마친 뒤 사택으로 귀가하여 쉬다 오후 6시쯤 ‘격리통지서’를 전달받아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보건당국은 전 목사가 자가격리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전 목사가 8·15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그날 오후 6시쯤 격리 통지서에 서명을 한 것은 맞다. 다만 성북구보건소는 15일 오후 2시쯤 사랑제일교회를 찾아 교회 집사를 통해 전 목사에게 자가격리 대상임을 통보했다는 입장이다. 결국 공문서는 오후 6시에 ‘도달’했지만 당사자가 ‘인지’한 시점은 오후 2시 즈음이라는 것이다. 실제 전 목사는 15일 오후 3시 20분쯤 8·15 광화문 집회 발언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병에 대한 증상이 전혀 없다. 그런데 구청에서 우리 교회를 찾아와 나를 격리 대상으로 정했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보수단체의 장외 집회를 주도해온 전 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연이어 관계자들의 확진 소식이 들려왔다. 19일에는 차명진 전 국회의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8·15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차 전 의원은 18일 오전 가평 청평면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19일 새벽 4시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차명진 전 의원은 야외에선 코로나 안 옮는다고 얘기했지만 결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차명전 전 의원 페이스북
차 전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들이 방송에 나온 것을 보신 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왔다. ‘광화문 집회에 코로나 환자가 드글드글한데 왜 갔냐’며 통곡하신다”며 “제가 화를 내며 ‘확진 받은 사랑제일교회 사람들은 거기 안 갔고 야외에선 코로나 안 옮기니까 걱정 마시라’, ‘빨갱이 방송 거짓말 하는 거 믿지 말라’고 했는데 계속 우신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처럼 야외에선 코로나 안 옮는다고 얘기했지만 결국 확진 판정을 받았다.
8·15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9일 남편과 함께 경기도 가평군의 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고 20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주 대표는 심한 몸살 기운이 있어 검사를 받았고 결국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8·15 광화문 집회에서 연설을 했던 주 대표는 전 목사에게 물병을 건네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주 대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직전인 20일 오전 7시에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기침만 나와도 결릴 정도로 얼마나 아픈지…”라며 감기 기운이 있다고 밝힌 주 대표는 “내가 그날 비를 많이 맞았다. 그냥 감기지 코로나는 아닌 것 같다. 김우주 박사 말이 비 오고 습할 때는 균이 안 옮겨져서 위험하지 않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한 “사랑제일교회에 불순세력이 침범해서 퍼뜨렸다고 본다. 갑자기 8·15 앞두고 코로나19를 터뜨리는 건 불순세력이 한 짓”이라며 “전광훈 목사님 등을 위해 기도해 달라. 절대 우리는 죽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날 오전 11시 무렵 확진 판정을 받았다.
8·15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 뒤에도 주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주옥순TV 엄마방송’ 생방송을 진행했다. 사진=‘주옥순TV 엄마방송’ 방송 화면 캡처
확진 소식이 알려진 뒤 더욱 화제가 된 것은 바로 16일 주 대표의 유튜브 채널 ‘주옥순TV 엄마방송’ 생방송 내용이다. 여기서 주 대표는 “어젯밤에 찜질방에서 잤다. 그래서 지금 남의 집을 잠깐 빌려 방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8·15 광화문 집회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라면 주 대표가 감염 상태로 다중이용시설인 찜질방을 갔다는 얘기가 된다. 다만 이 내용을 단독 보도한 K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주 대표는 “찜질방에 간 적이 없다”며 찜질방 방문을 부인했다. 실제로 주 대표가 찜질방에 방문했는지 여부는 방역당국의 역학조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전 목사와 차 전 의원, 그리고 주 대표 등은 모두 8·15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고 당시 모습이 다양한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리고 이들이 연설을 하거나 다른 집회 참가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턱에 내려서 쓰고 있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소위 말하는 ‘턱스크’ 상태였고 결국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김문수 전 지사는 지하철역에서 만난 경찰들에게 “언제부터 대한민국 경찰이 남의 건강까지 신경 썼느냐? 이러면 안 된다고 당신들. 내가 국회의원을 세 번 했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당시 상황은 김 전 지사가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을 통해 알려졌다. 사진=김문수 전 지사 페이스북 영상 캡처
이에 김 전 지사는 “혐의가 있든지 해야지 내가 김문수인데 왜 가자고 그러냐?”며 “사람을 뭐로 보고 말이야”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경찰이 “강제로 가자는 게 아니라 A 씨와 같이 있었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 말씀드린 것이니 오해하지 마시라”고 말하자 “언제부터 대한민국 경찰이 남의 건강까지 신경 썼느냐? 이러면 안 된다고 당신들. 내가 국회의원을 세 번 했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당시 상황은 김 전 지사가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상에 이런 코로나 핑계 독재가 어딨느냐”며 올린 영상을 통해 알려졌다.
그렇지만 해당 영상은 온라인에서 화제를 유발하며 김 전 지사를 비판하는 여론을 형성했다. 심지어 도지사 시절 119에 전화해 자신이 도지사라며 관등성명을 요구했던 과거 논란까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진중권 교수는 “3선 하면 코로나 면역이 생기냐”는 글을 남겼고 통합당 배현진 원내대변인도 “검사를 위한 조치를 거부했다는 일부 인사의 뉴스를 지켜보며 답답하고 안타깝다. 검사가 어려운 일입니까”라는 글을 남겼다.
민경욱 전 국회의원은 8·15 광화문 집회를 주도한 주최자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돼 박주민 민주당 당 대표 후보 측이 검찰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지만 민 전 의원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았다. 민 전 의원은 전혀 다른 일로 화제를 양산했다. 8월 14일 몇몇 매체는 가족들이 문을 열어주지 않자 민 전 의원이 가족들에게 둔기 사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민 전 의원의 가족이 경찰에 ‘민 전 의원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며 112 신고를 했다고 한다.
민경욱 전 의원은 가족들에게 둔기 사진을 보내 협박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됐다. 민 전 의원은 “경비실에서 장도리를 빌려서 문이 열리나 한 번 시도했던 과정이 잘못 알려지면서 끔찍한 기사로 둔갑했다”라며 해명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이에 대해 민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며칠 전 제 아파트 문 잠금장치가 걸려있고 집 안에 아무도 없어서 경비실에서 장도리를 빌려서 문이 열리나 한 번 시도했던 과정이 잘못 알려지면서 끔찍한 기사로 둔갑했다”며 해명 글을 올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