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두 자녀 키우는 39세 가장…‘먼지 같은 사람’은 공사장 전전 총각 시절 반영
스스로를 진인 조은산이라고 밝힌 인천에 사는 30대 가장이 운영하는 블로그. 사진=네이버 블로그 캡처
많은 네티즌들은 필력 때문에 작가로 추정했다. 조은산이라는 이름을 쓰는 동명의 소설가와 시인 두 사람 중 한 명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정확한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한국일보와 이메일을 통해 연락이 닿으며 간단한 신상이 공개됐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진인 조은산은 인천에서 어린 두 자녀를 키우는 평범한 39세 가장이었다. 이메일을 통해 “글과 관련된 일은 하지 않는 박봉의 월급쟁이”라고 밝혔다고 했다.
예상과 달리 작가가 아니었고, 진인 조은산은 필명이었다. ‘조은산’은 온라인상 아이디 ‘goodmountain*’의 뜻 좋은 산을 따서 만든 것으로 유추되고 있다. 진인, 즉 ‘먼지 같은 사람’에 대해 조은산은 언론에 “일용직 공사장을 전전했던 총각 시절, 현장에 가득한 먼지와 매연이 내 처지와 닮았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인 조은산은 국민청원 글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쓰고 있다. 하지만 그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응원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후로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라고 말했다고 한다.
‘시무7조’ 국민청원을 올린 이유에 대해 “내가 가진 얕은 지식으로 현 시대를 보고 문제점을 느꼈고, 그 부분을 얘기했을 뿐”이라며 “지지하지 않는 정권을 향한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지하는 정권의 옳고 그름을 따지며 쓴소리를 퍼부어 잘되기 바라는 것이 내 꿈”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스스로를 드러내고 정부 비판을 이어나갈 생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국일보를 통해 “묻혔던 (청와대) 청원이 온전히 공개돼 국민들로부터 동의 받을 수 있게 돼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알려지는 게 두렵다”며 “소신을 갖고 글을 쓰기 위해 평범한 소시민의 자리를 계속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조은산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더 이상 개인사나 글의 배경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요신문 역시 그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별다른 답변은 오지 않았다. 다만 블로그에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