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동영상 부문 알고리즘 조작 의혹…네이버 “경쟁사 배제와 관련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검색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네이버는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에 불복해 법정에서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사진=일요신문DB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의 상품정보검색 노출순위는 크게 두 단계를 거쳐 결정된다. 먼저 검색어와의 관련성을 기준으로 네이버 등록상품의 기초 순위를 산정한다. 이렇게 산정된 상위 300개 상품을 대상으로 다양성 함수를 적용해 점수를 재계산한 후 상위 120개 상품의 최종순위를 결정한다.
그런데 네이버는 다양성 함수를 적용해 최종 순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사 오픈마켓 상품이 우선 노출되도록 알고리즘을 조정·변경했다. 또 알고리즘을 조정할 때마다 사전 시뮬레이션, 사후 점검 등을 통해 자사 오픈마켓 상품 노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관리했다.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보면 2012년 4월 네이버 오픈마켓 출시 전후로 경쟁 오픈마켓 상품에 대해 1 미만의 가중치를 부여해 노출순위를 인위적으로 내렸다. 또 네이버 오픈마켓 상품은 페이지 당 일정 비율 이상 노출을 보장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네이버 오픈마켓 상품에 적용되는 판매지수에 대해서만 추가적으로 가중치를 부여해 상품 노출 비중을 높였고, 검색결과의 다양성이라는 명분하에 동일몰 로직을 도입해 네이버 오픈마켓 대비 경쟁 오픈마켓 상품에 대해 불리한 기준을 적용하기도 했다.
네이버페이 출시를 앞둔 2015년 4월에는 네이버페이 담당 임원의 요청에 따라 네이버페이와 연동되는 네이버 오픈마켓 상품 노출 제한 개수를 8개에서 10개로 완화했다. 이로 인해 네이버 쇼핑검색결과에서 네이버 오픈마켓 상품의 노출 비중이 증가하고 경쟁 오픈마켓 상품의 노출 비중이 감소했다.
네이버 쇼핑뿐 아니라 동영상 부문에서도 알고리즘 변경이 이뤄졌다. 네이버는 2017년 8월 동영상 검색알고리즘을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주요 내용은 키워드가 콘텐츠 항목을 구성하는 여러 속성정보 중에서도 검색결과 상위 노출을 위한 핵심 요소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경쟁사에게 이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그 결과 알고리즘 개편 후 2년이 경과한 시점에도 주요 동영상 플랫폼의 키워드 인입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 동영상 중 ‘네이버TV 테마관’에 입점한 동영상에는 직접적으로 가점까지 부여했다. 이 가점은 네이버TV 동영상만 받을 수 있으며 네이버TV가 아닌 경쟁 동영상 플랫폼의 동영상은 품질이 좋아도 받을 수 없다.
이에 공정위는 네이버에 과징금 267억 원(쇼핑 265억 원, 동영상 2억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플랫폼 사업자가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변경해 경쟁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고 부당하게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를 제재한 최초의 사례”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입장자료를 통해 “공정위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측은 “공정위가 지적한 쇼핑·동영상 검색 로직 개편은 사용자들의 다양한 검색 니즈에 맞춰 최적의 검색 결과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의 결과이고, 경쟁사 배제와는 관련이 없다”며 “공정위는 네이버 오픈마켓 상품에 적용되는 판매지수에 대해서만 가중치를 부여해 상품 노출 비중을 높였다고 악의적으로 지적했고, (동영상 검색 개편은) 사용자에게 최적의 검색 결과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반박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