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인 줄 알았는데 스토커로 고소당해 “차라리 성매수로 처벌해 달라”…부풀려진 음해도 적지 않아
#제보자 X의 헌신
조금 오래된 일이긴 하지만 연예부 기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제보자가 한 명 있다. 애초 한 일간지에 관련 내용을 제보했고 해당 매체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취재를 진행했지만 결국 기사화되지 못했다. 이후 스포츠신문과 온라인 연예 매체 등에도 같은 내용을 제보했고 제보를 받은 기자들 역시 취재에 돌입했지만 결국 어느 매체에서도 기사화되지 못했다.
여성 스타와 인연을 맺어 결혼을 생각하며 진지하게 만났지만 여성 스타는 결혼이나 사랑이 아닌 돈만 원했던 만남이었던 터라 크게 상처 받은 일반인 남성들의 사연이 종종 있다. 연출된 실루엣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일요신문DB
제보자는 스타급 여배우였지만 구설에 올라 활동을 중단한 A와 교제를 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A는 열애 사실을 철저히 비밀로 해야 한다는 것을 미리 약속 받았다고 한다. 연예계 컴백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A의 설명이 제보자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 외부에 비밀로 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무리 가까운 이에게라도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데이트를 위해 제보자는 아파트까지 얻었다. 거기서 A가 기거할 수 있게 해주고 늘 그곳에서 둘이 만났다. 애초 아파트를 얻어 줄 당시에는 비밀 유지가 목적이었는데 사업가로 금전적 여유가 있던 제보자는 점차 생활비까지 대주게 됐다. 나중에는 전세로 얻었던 그 집을 매입했고 명의도 A로 해줬다. 그래도 좋았다고 한다. 그에겐 그 집이 곧 신혼집이 될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A의 명의로 집을 매매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A가 연락을 끊었고 그 집도 팔려버렸다. 그렇게 A가 사라졌다. 자신이 이용만 당하고 돈만 뜯긴 사실을 안 제보자가 그 사실을 언론사에 알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아무런 증거가 없었다. 철저히 비밀을 유지하다 보니 둘이 함께 찍은 사진 한 장 없었다. 제보자가 사줬다는 집의 명의가 실제로 잠시 A였고 얼마 뒤 다시 매매한 기록은 있었지만 제보자가 매매 대금을 대신 냈다는 점은 입증되지 않았다. 그래서 기사화되지 못한 것이다.
지금도 당시 제보자를 기억하는 연예부 기자들은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A가 그렇게 제보자의 헌신을 이용해 돈만 가져간 것인지, 제보자라고 등장한 이가 거짓 제보를 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토커와 스폰서 사이
더욱 기막힌 사연도 있다. 이혼남인 한 의사가 사연의 주인공인데 어느 날 여자 연예인 B의 지인이 자신을 스토커로 고발했다는 경찰 전화를 받게 됐다. 이 의사는 B와 교제했던 관계인데, 돌연 결별을 선언하고 연락을 끊은 B를 이리저리 수소문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신이 스토커가 돼 있었다고 한다.
이혼의 상처로 힘겨워하던 그는 환자로 알게 돼 가까워진 연예관계자의 소개로 B를 만났고 1년 넘게 교제했다. 그런데 돌연 연락을 끊은 B를 찾기 위해 그는 처음 소개해준 연예관계자에게 근황을 물었고 그 과정에서 격하게 화를 냈다고 한다. 그 연예관계자가 그를 B의 스토커라고 고발한 것이다.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간 그는 작심하고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한다. “나는 스토커는 아니지만 스폰서였던 것 같다. 내가 돈을 줬고 성관계도 맺었다. 그게 사랑인 줄 알았는데 아니라면 성매매다. 나를 성매수로 처벌을 해달라”고.
데이트 폭력으로 헤어졌음에도 상대를 꽃뱀으로 몰아 음해하는 경우도 있다. 연출된 실루엣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일요신문DB
사건은 고발인이 오해를 한 것 같다고 고발을 취하하면서 마무리됐다. 본인이 직접 성매수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경찰 역시 개인의 연애사까지 개입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더 이상의 수사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악의적인 음해도 많아
이처럼 ‘내가 여자 연예인 누구랑 사귀었는데 돈만 뜯기고 차였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앞서의 경우처럼 언론사에 제보를 하거나 고소나 고발이 이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이런 하소연 섞인 얘기를 하는 이들이 연예계 주변에 꽤 많다. 그렇지만 신뢰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실제로 연예인과 사귄 경험조차 없음에도 자신이 그만큼 잘나가는 것처럼 보이려고 허풍을 떠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사귀긴 했지만 다른 이유로 헤어진 뒤 이런 식으로 음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교제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 소위 말하는 데이트 폭행으로 헤어져 놓고 연애 과정에서 쓴 돈이 아까워 상대를 꽃뱀이라 말하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런 부분은 기자들도 취재 및 보도가 어렵다. 개인의 연애를 둘러싼 속사정은 당사자들밖에 모르는 일인 데다 양측의 얘기를 모두 들었을지라도 서로 주장이 엇갈리면 과연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