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면민 거센 항의…국방부 정책기획관 회의실 입장 못하고 ‘파행’
이두희 국방부 정책기획관이 27일 수성사격장 문제와 관련한 장기면민들과의 간담회를 위해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했으나 입구에서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사진=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 제공)
[포항=일요신문] 경북 포항 장기면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와 이두희 국방부 정책기획관이 27일 장기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수성사격장 문제와 관련해 회동을 가졌지만 별다른 접점 없이 갈등만 확산된 모양새다.
이두희 국방부 정책기획관의 이날 방문은 앞서 지난 15일 김종덕 국방부 교육훈련정책과장이 참석한 간담회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것에 따른 조치로 읽혀진다.
간담회는 당초 2층 회의실에서 열기로 예정됐다. 하지만 장기면민들이 “회의실에서 따로 할 말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자 장기면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회의가 열리게 됐다.
이날 간담회는 반대위와 장기면 33개 마을 이장을 비롯한 이두희 국방부 정책기획관, 김종덕 국방부 교육훈련정책과장, 해병대 제1사단 관계자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나, 그간 장기면민들이 요구한 수성사격장 폐쇄와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 중단과는 상관없이 앞서 열린(15일) 간담회 때처럼 민관군협의체 구성 등의 제안을 반복하는 국방부의 입장에 주민들이 심하게 반발, 또 다시 파행으로 치달았다.
반대위는 재차 국방부 측에 수성사격장의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즉각 중단하라며 대화를 이어나가려 했으며, 이에 대한 국방부의 명확한 답변이 없자 강력히 반발하며 항의를 표출했다.
조현측 반대위 대표위원장은 “지난 15일 국방부 교육훈련과장을 통해 우리의 분명한 의지와 요구를 전달했는데도 대안 없이 빈손으로 찾아왔다는 것은 장기면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조 위원장은 “당장 다음달 중순 예정된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강행한다면 4200여 명의 장기면민들은 과거 조상들이 장기읍성을 지켰던 결사항전의 자세로 수성사격장의 완전폐쇄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포항시 장기면은 오랜 기간 각종 군사훈련으로 인한 소음과 진동 등으로 지역민들의 민원이 지속돼 왔다. 특히 올해 2월 지역민들과 사전 협의 없이 강행된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은 그동안 참아왔던 소외감과 분노를 표출시키는 계기가 됐다.
권택석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