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경기도 제공.
[일요신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 1편에 대해 “안 봤으면 억울할 뻔했다”고 시청 소감을 남겨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뒤늦게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1을 몰아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개연성 있으면서도 빠른 전개는 물론, 배우들의 연기는 어찌나 대단하던지 ‘다음 편’ 버튼을 누르지 않을 수 없었다”며 “마지막 화 공사장에서의 유재명 배우 명연기는 정말 손에 땀을 쥐며 봤다”고 평가한 뒤 “시즌1만큼 재미있다는 시즌2에서는 본격 검경수사권 갈등을 다뤘다고 하니 꼭 챙겨봐야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지사는 “우리나라만큼 검사가 주인공인 영화나 드라마가 많은 나라도 없을 것”이라며 “때로는 기득권을 단죄하는 정의로운 검사로, 때로는 비리와 갑질을 일삼는 부패 검사로 등장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공통점이 하나 있다. 정의로운 검사든 악질 검사든 아주 강한 특권적 힘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나 대한민국 검사야’라는 말이 거의 빠짐없이 나오는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수사와 무관한 약점을 찾아낼 수 있고 언론을 이용해 모욕주기도 가능하며 경제 권력과 유착하여 봐주는 것에 더해 여타 공무원들을 하대하는 장면도 흔하게 나온다”며 “문화 콘텐츠의 특징이 그러하듯 그만큼 우리 사회의 오래된 풍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함께 “동시에 이 문화 콘텐츠들이 시사하는 점은 분명하다. 정의롭든 세속적이든 특정 검사 개개인의 성정과 무관하게 적절한 힘의 균형을 갖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우리 사회 일부 검사들이 황시목 검사와 같은 정의로운 검사이지 않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오래도록 내려온 막강한 특권의 구조가 비릿한 욕망과 부패를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라고 드라마 ‘비밀의 숲’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법대로 원칙대로 세상이 굴러갔다면 이런 명 드라마도 탄생하지 않았겠지만, 극 중 이창준 검사와 황시목 검사의 고뇌 양상은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검찰개혁을 이뤄냈다면 이렇게 극단으로 치닫지 않았을 것”이라고 시청 평을 더했다.
손시권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