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성남시장이 4일 성남TV를 통해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성남TV 캡처.
[일요신문] 은수미 성남시장은 4일 “광주대단지 50주년이 되는 올해는 성남 너머 성남을 위해 멀리 내다보고 밝게 살피는 ‘원견명찰(遠見明察)’의 의미를 새기며, 힘차게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은 시장은 이날 유튜브 ‘성남TV’를 통해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멈췄고, 앞이 보이지 않는 예측불허인 현실이지만 당장 눈앞의 과제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더 크게 보면서 단 한 명의 시민분도 소외되는 일 없이, 우리 모두 함께 가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은 시장은 우선 진짜 로컬의 힘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년 기자회견 장소인 ‘모란 이동노동자 쉼터’와 관련해 “지난 1일 첫 발을 내딘 국내 1호 ‘일하는 시민을 위한 성남시 조례’ 그 의미를 담기 위함”이라고 설명한 뒤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를 ‘일하는 시민’으로 규정하고 과거의 노동자만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 모두의 권리 보호·증진을 위한 정책을 지자체가 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동수당 보편적 지급이 전국으로 확대되었듯, 성남시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중앙정부 차원의 전 국민 고용보험, 나아가 전 국민 노동법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특례시 지정과 관련해 “32년 만에 새 옷을 입은 지방자치법에 특례시 지정은 아쉽게 무산됐지만 행정수요에 걸맞은 추가 특례 확보 근거는 마련됐다”며 “타 대도시와 공동으로 적극 대응해 성남시가 추가 특례를 얻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것을 통해 성남 너머의 성남을 기획하겠다”고 약속했다. 광주대단지 50주년에 대해선 “오늘의 성남의 시작점으로 해방 이후 첫 도시 빈민투쟁이며, 전국 최초 민권운동으로 아시아실리콘밸리로 향하는 성남의 역동적 태동이 된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오는 6월까지 광주대단지 사건의 올바른 명칭을 우선 지정하고, ‘광주대단지 50주년, 시민의 등장’을 테마로 각종 강연, 학술토론회, 토크쇼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실리콘밸리를 향해 뻗어나가는 힘찬 걸음은 계속된다며 △판교 콘텐츠 거리 사업 △성남 판교 게임콘텐츠 특구 △e-스포츠전용경기장 건립 등에 대한 세부적 계획을 발표했다. 게임과 더불어 바이오와 IT도 성남의 핵심거점이 될 것이라며 △성남형 C&D 플랫폼 지원센터 개소(11월) △하이테크밸리 메이커스페이스 개소(3월) △성남글로벌 ICT 융합플래닛(12월 준공) 등을 제시했다. 특히 성남하이테크밸리에 대해 “입주 기업 및 종사자들의 근로환경 개선,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계획을 올해 상반기 내 수립한다”고 했고, 성남시 데이터거래소에 대해서는 “올해 데이터 거래소에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100만장을 추가 공개해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 중소기업 지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은 시장은 교통정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판교역~모란역~성남산단을 경유하는 성남도시철도 1호선 트램사업의 경우, 지난해 11월 ‘성남도시철도 현행화 등 타당성 조사 용역’에 착수해 현재 타당성 상향 강구 중에 있다고 했고, 운중동~판교테크노밸리~판교원마을, 정자역을 경유하는 성남도시철도 2호선은 트램의 특성을 반영한 예비타당성 지침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현재 트램 도입을 추진 중인 전국 지자체들과 공동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위례~삼동선 사업은 올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8호선 모란~판교역 연장 사업은 지난 29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됨에 따라 최종 통과될 수 있게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위례지역에 개인형 이동 수단(퍼스널 모빌리티) ‘공유형 전동 킥보드’를 도입한다고 했고, 성남형 버스 준공영제는 13개 노선 104대 운행을 지속하고, 45개 노선 524대 광역버스 준공영제도 확대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마을버스 49개 노선 287대를 대상으로 인센티브 정책을 새롭게 도입해 노선별 통행 특성에 맞는 준공영제를 확대해 나가 출퇴근 대중교통 여건 개선에 공공성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복지정책에 대해서도 구체적 계획을 발표했다. 은 시장은 “연내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목표로 실무추진단을 구성하고, 아동참여기구인 아동권리 모니터단을 신설한다”며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않아야 할 아동의 건강권과 생명권 보호를 위해 아동의료비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도 지속된다”고 말했다. 특히 아동학대 전담팀을 상반기 중 신설하고, 전담 공무원 4명과 아동보호전문요원 3명을 추가로 배치한다고 밝혔다. 오는 2월부터 중위소득 90%이하 200여 1인가구에 비급여인 간병비를 지원하고, 1인가구 여성, 청년을 위한 중원구 여성쉐어하우스 1호 시범 운영도 시작하며, 1인가구의 40%를 차지하는 중장년(40~64세)층 300가구엔 고독사를 예방하고자 IoT를 접목한 안전관리솔루션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말 전체인구수 대비 만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4%로 고령사회로 첫 진입한 만큼 오는 5월까지 세계보건기구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을 완료하고, 노인 치매 통합지원 5개년 기본계획을 6월까지 수립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장애인택시바우처 수혜 대상자를 전체 심한 장애인 1만3167명으로 확대해 이들의 이동권 보장에 힘써 나가고, 32년된 산성동 장수경로당을 내년 6월, 26년된 궁내동경로당을 다목적 복지회관으로 2022년까지 신축하는 등 어르신 복지시설 보강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은 시장은 경제방역의 골든타임을 결코 놓치지 않겠다며 △지역화폐(성남사랑상품권) 일반발행액 2천억 시대 △전국 최초로 지류, 모바일, 카드를 한 데 묶은 ‘카드형 상품권’과 ‘앱’ 개발 △태평동 중앙공설시장 청년창업 지원 △성남동 성호시장 현대화 사업추진 △모란전통상권 특화거리로 재탄생 △골목형 상점가 소상공인 지원 △성남형 청년 뉴딜일자리사업 △노인일자리 참여자 확대 등을 제시했다. 그는 건강한 환경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며 △깨끗하고, 안정된 수돗물 공급 △미세먼지 걱정 없는 성남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 △스마트 자원순환도시 성남 △감염병 대응 전담조직 기능 강화 등을 발표했다. 아울러 창조도시 성남은 ‘문화’를 품어 안겠다며 △백현 MICE 클러스터 조성 △구미동 구(舊)하수종말처리장 부지 다목적 복합문화예술공간 조성 △성남시립박물관 △꿈꾸는 예술터 △성남시 민간전문가 제도 등을 내걸었다.
은 시장은 “대한민국의 진정한 로컬, 우리 성남에서 단순하고 순진한 응원 구호로 그치지 않는 진정한 ‘희망’의 돛을 활짝 피우겠다”며 “전례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어 모든 것이 겁나고 익숙하지 않지만, 두려움을 억누르고 희망을 불어넣으며 행동하는 도시가 되겠다. 그 역사적인 걸음에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손시권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