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2역 하려니 바쁘다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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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관의 공식일정을 보면 하루하루가 빽빽하다. 외부에 공개하는 일정이 꽉 차 있으니 비공개 일정까지 합치면 하루에 쉴 수 있는 시간은 얼마 없다는 이야기다. 윤 장관의 최근 일정을 보면 월요일인 8월 30일에는 아침에 과천에서 간부회의를 한 뒤 점심때는 신라호텔에서 <한국경제 60년사> 발간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했다. 그리고 비공개 일정으로 한나라당 연찬회에도 얼굴을 내비쳤다. 31일에는 국무회의에 참석하느라 청와대에 갔다.
9월 1일에는 과천청사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와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뒤 여의도로 이동해 정기국회 개회식에 참석했다. 또 저녁에는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 국경일 행사에 축하차 자리를 함께했다. 2일과 3일에는 정기국회 개회로 열린 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느라 하루 종일 국회에 있었다. 과천에서 재정부 간부들에게 보고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은 30일 오전 간부회의와 1일 위기관리대책회의가 열리기 전 짧은 시간뿐이었다. 나머지 시간은 재정부 장관뿐 아니라 국무총리 대행으로 각종 행사에 참석한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장관을 만나서 보고하는 일 자체가 어려운 일이 돼버렸다. 특히 8월 11일 국무총리 대행을 맡은 직후에는 을지연습까지 겹치면서 장관에게 각종 행사와 업무가 폭주했다”면서 “요즘 미국과 일본 등의 경제침체가 재발하려는 모습을 보여 신경써야 하는 일이 많은 데다 각종 국빈 행사에 국무총리 대행으로 참석해야 해 장관은 몸이 2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총리를 최대한 빨리 임명하겠다고 밝혔지만 신임 총리 내정과 인사청문회 통과, 본회의 표결, 임명장 수여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윤 장관은 빨라야 9월 말 총리대행직을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재정부 장관과 국무총리 대행 일도 산더미인 데다 11월에 열리는 서울 주요 20개국(G20)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해 9월 중순 각국을 돌아다니는 출장까지 잡혀 윤 장관은 속된 말로 ‘일 폭탄’을 맞은 상태다.
윤 장관은 오는 18일 러시아를 시작으로 독일 프랑스 브라질 미국 등을 돌며 각국 재무장관 및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을 만날 예정이다. 열흘 만에 세계일주를 해야 할 판이다. 10월에도 6일부터 10일까지 IMF 및 세계은행(WB) 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야 하는 등 해외출장이 줄줄이 잡혀 있다.
윤 장관의 실제 업무인 재정부 장관으로서의 일도 요즘 들어 녹록지 않은 상태로 바뀌고 있다. 미국에서 이란 제재에 동참하라고 압박하면서 국내 산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임무가 재정부에 떨어졌다. 특히 미국 라인이 막강한 외교통상부가 제재 동참에 적극적이어서 미국 이란 등 양 국가뿐 아니라 국내에서는 외통부와도 신경전을 벌여야 하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여기에 최근 미국과 일본, 중국 경기의 사정이 나빠지면서 국내 경제 정책 조율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일본은 주가가 1년 3개월 만에 9000선이 무너졌다. 중국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국내 경제 정책의 미세 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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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이 8월 12일 비상경제대책회의 전 참석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이 대통령, 최극렬 전국상인연합회장, 진동수 금융위원장.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9월 말에는 재정부의 가장 큰 업무 중 하나인 내년도 예산안 발표가 대기 중이다. 재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각종 친서민 정책과 예산, 이란제재, G20 의제조율, 국무총리 대행까지 장관이 서너 명의 일을 하고 있다. 게다가 예산 시기가 다가오면서 다른 부처는 물론 여당으로부터도 예산을 더 달라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장관이 만성 불면증이 있는 데다 지난번에도 G20 등 각종 일정이 몰리면서 몸살이 난 적이 있어 건강이 우려될 정도”라고 말했다.
김서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