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구리 고통 극심 ‘돌’ 키우나요?
▲ 평소 운동량이 적고 뚱뚱한 데다 과일을 적게 먹는 사람은 요로결석에 걸리기 쉽다. 사진은 을지대학병원의 요로결석 환자 진단 모습. 사진제공=을지대학병원 |
40대 초반의 S 씨는 얼마 전 끊어질 듯한 옆구리 통증으로 회식을 하다 갑자기 병원에 실려 갔었다. 통증 때문에 식은땀을 줄줄 흘리는 그를 진찰한 의사는 “2년 전부터 요로결석이 생긴 상태”라며 곧바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사실 S 씨가 이상을 느낀 것은 지난해부터의 일로, 가끔 옆구리 통증이 있었다. 통증은 사라졌다 다시 나타났다를 반복했고, 평소 앉은 자세가 좋지 않아 허리가 아픈 줄로 알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왔다. 그때서야 덜컥 겁이 난 S 씨. ‘시간이 나면 병원에 가봐야지’ 했지만 무슨 큰 병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중이었다.
비뇨기과 질환 중에서 매우 흔한 것이 요로결석이다. 보통 담석과 착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담석은 간 밑에 붙어 있는 담(쓸개)에 생긴 결석이고, 요로결석은 요로계에 생긴 결석이다.
신장과 요관, 방광 등으로 이루어진 요로계는 소변이 만들어지고 배출되는 통로다. 이곳에 결석이 생겨 통증과 출혈을 일으키는 것이 요로결석이다. 이 병은 남자가 여자보다 2∼3배의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우리나라 40세 이상 남자 100명 중 6명은 이 병을 앓았거나 않고 있을 정도다.
다행히 요로결석의 30∼80%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소변을 따라 자동적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그냥 앓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한 번 요로결석이 생기면 재발률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이윤경 교수는 “한 번 요로결석을 앓은 사람은 정기적인 검진을 받으면서 예방에 신경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요로결석의 주범은 칼슘, 수산염, 인산염 등이다. 이 물질들은 음식물의 대사과정에서 생겨 소변으로 배출된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요로에 물질이 쌓이고 단단히 뭉쳐져 돌처럼 변하는 것이다.
이들 성분이 잘 배출되지 않는 원인은 다양한데 잘못된 습관의 영향도 크다. 예를 들어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거나 물을 너무 적게 마시면 문제가 된다. 소변의 양이 감소하고 칼슘이나 수산염 등이 빠져나갈 기회가 줄어 결석이 생기기 쉽다.
또한 평소 운동량이 적거나 과일을 적게 먹는 사람,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 뚱뚱한 사람 등은 요로결석에 걸리기 쉬우므로 미리미리 조심한다.
요로결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옆구리 통증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극심한 옆구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다. 결석이 생겨 요관의 좁은 부위가 막히면 우리 몸은 돌을 빼내기 위해 요관운동을 한다. 이렇게 되면 요관 주위의 신경이 자극을 받아 심한 통증이 생긴다.
심한 통증은 자세를 바꿔도 계속되거나 또는 몇 분, 몇 시간 계속되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요관의 신경이 다리 쪽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사타구니나 넓적다리 안쪽이 아플 수도 있다. 또는 혈뇨, 구역질과 구토, 복부 팽만감, 빈뇨, 배뇨곤란, 급작스런 배뇨 중단 등의 증상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 결석의 위치에 따라 조금씩 증상이 달라진다.
만약 결석이 생겼는데도 그대로 방치하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장결석이나 요관결석에 의해 요로가 막히면 신장의 배설기능이나 요관의 운동능력이 감소해 신장, 요관이 심하게 늘어나는 수신증의 위험이 있다. 수신증이 되면 신장 감염이나, 신장기능 저하, 요독증 등으로 고생한다.
보다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경정맥요로조영촬영을 한다. 이 검사는 조영제를 정맥주사한 후 5∼10분 정도 간격으로 엑스레이를 여러 장 찍는 방법이다. 어느 위치에 어느 정도 크기의 결석이 있는지, 신장의 기능은 어떤지, 결석이 소변이 내려오는 길을 얼마나 방해하고 있는지, 결석을 유발할 만한 다른 비뇨기 계통의 질환이 없는지 등을 자세히 알 수 있다. 단, 경정맥요로조영술이 불가능한 임신부나 소아, 만성신부전증 환자는 초음파촬영을 한다.
검사 결과, 결석의 크기가 작으면 자연배출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때는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불편할 정도의 증상이 없다면 약을 복용하면서 자연배출되는지 확인한다.
“요관결석은 1∼2주 간격으로, 신장결석은 2∼3개월 간격으로 결석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윤경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결석의 크기와 상관없이 통증이 지속되거나 결석이 배출되지 않는 경우, 결석이 빠져나가기 힘든 위치에 있는 경우, 염증이 동반되어 열이 나는 경우, 신장이 하나만 있는 경우,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 심리적으로 불안한 경우는 바로 치료해야 한다. 증상이 없는 결석도 결석이 요관으로 이동하면 갑자기 심한 복부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장이나 요관을 직접 절개해 결석을 제거하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체외충격파쇄석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체외충격파쇄석기로 신장이나 요관의 결석을 직경 2㎜ 정도의 작은 가루로 깨뜨려 소변과 함께 자연배출되게 하는 방법이다.
물론 결석의 크기가 3㎝ 이상으로 크거나 생긴 위치가 나쁜 경우, 아주 단단한 경우 등의 이유로 체외충격파쇄석술이 어려울 때는 요관내시경을 이용한다. 이것도 어렵다면 개복수술을 고려한다.
요로결석은 치료 후에도 5년 이내 재발하는 경우가 50∼60%로 높은 편이다. 한 번 결석이 생겼거나 걱정되는 사람은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정기적인 검사, 식습관에 신경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이다. 결석이 있는 사람에게 적절한 물의 양은 하루 2∼3ℓ(10∼15컵) 정도다. 소화에 지장이 없도록 식후 2시간이 지난 후에 마시는 게 좋고, 낮 동안은 2시간마다 컵으로 2잔씩 마시고, 저녁식사 때는 밥과 함께 국물을 먹는 게 좋다. 밤에는 잠들기 전까지 2잔 정도를 더 마시면 충분한 소변양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늦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에는 보통 때보다 더 많은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소변의 양이 많아지면 요도가 깨끗해진다. 수분 섭취는 결석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 동시에 작은 결석의 경우 소변과 함께 배출시키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수분을 섭취할 때 가장 좋은 것은 바로 물이다. 콜라나 과일주스, 차는 결석 성분의 하나인 수산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고 어려울 때는 양을 줄인다. 맥주도 수분이 많고 이뇨작용을 하므로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뇨작용으로 인해 탈수증상을 보일 수 있다. 때문에 작은 크기의 결석을 자연 배출시키기 위해 맥주를 마시는 것은 일시적인 방법으로는 좋을지 모르나 예방 목적으로 오랫동안 많이 마시는 것은 삼가야 한다. 또한 알코올의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소변 내의 칼슘과 인산염, 혈중 요산치가 증가해 오히려 결석이 생길 위험성이 높아진다.
싱겁게 먹고 결석을 만드는 음식을 피하는 식습관도 중요하다. 결석이 걱정돼 칼슘을 너무 섭취하지 않으면 골다공증 등 다른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칼슘은 섭취하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등의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다만 결석이 있는 사람은 염분 섭취를 줄여 싱겁게 먹는 것이 원칙이다. 소금에 절인 생선이나 햄·소시지 등의 육류가공식품, 통조림 등이 그것이다. 또한 인산이나 요산이 많은 육류 등 동물성 단백질도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과음과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검사를 받으며 이상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한 번 결석이 생긴 사람은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6개월∼1년 단위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결석이 증상이 없이 크기가 커지면 신장의 기능이 나빠지거나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이윤경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위치 따라 증상 가지각색
신장결석 땐 ‘혈뇨’
◇신장결석=신장결석은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간혹 통증이 있는 혈뇨가 있을 수 있다. 또는 신장에 있는 무증상 결석이 요관과의 연결 부위로 이동하면 갑자기 심한 옆구리 통증, 구역질과 구토, 복부 팽만감 등이 나타난다.
◇요관결석=요관은 좁고 계속 운동을 하기 때문에 결석이 생기면 아주 심한 옆구리 통증, 구역질과 구토, 복부 팽만감 등이 나타난다. 또한 요관과 방광이 연결되는 하부요관에 결석이 있으면 사타구니나 음낭으로 통증이 뻗치는 방사통과 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에는 소변을 자주 보는데도 시원하지가 않다.
◇방광결석=대부분 요로감염 증상과 함께 갑자기 소변이 나오지 않는 배뇨곤란이나 혈뇨 등이 생긴다. 음경의 통증이 동반되기도 하고 구역질과 구토, 복부 팽만감 등의 위장과 관련된 증상도 흔한 편이다. 드물게는 전혀 증상이 없다가 고혈압, 요독증 등이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옆구리 통증이나 혈뇨 없이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방광결석 이외의 원인으로는 위장염, 급성맹장염, 담낭염, 나팔관염 등일 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신장결석 땐 ‘혈뇨’
◇신장결석=신장결석은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간혹 통증이 있는 혈뇨가 있을 수 있다. 또는 신장에 있는 무증상 결석이 요관과의 연결 부위로 이동하면 갑자기 심한 옆구리 통증, 구역질과 구토, 복부 팽만감 등이 나타난다.
◇요관결석=요관은 좁고 계속 운동을 하기 때문에 결석이 생기면 아주 심한 옆구리 통증, 구역질과 구토, 복부 팽만감 등이 나타난다. 또한 요관과 방광이 연결되는 하부요관에 결석이 있으면 사타구니나 음낭으로 통증이 뻗치는 방사통과 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에는 소변을 자주 보는데도 시원하지가 않다.
◇방광결석=대부분 요로감염 증상과 함께 갑자기 소변이 나오지 않는 배뇨곤란이나 혈뇨 등이 생긴다. 음경의 통증이 동반되기도 하고 구역질과 구토, 복부 팽만감 등의 위장과 관련된 증상도 흔한 편이다. 드물게는 전혀 증상이 없다가 고혈압, 요독증 등이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옆구리 통증이나 혈뇨 없이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방광결석 이외의 원인으로는 위장염, 급성맹장염, 담낭염, 나팔관염 등일 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