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라고 얕보지마! 잘 키우면 ‘알짜사업’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한결같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아이템은 이미 경쟁이 치열할 것 같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니 두려운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아이템을 도입해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해도 나라별로 처한 환경과 국민 정서가 다르므로 들여온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를 바탕으로 우리 환경과 정서에 맞게끔 수정·보완한다면 새로운 시장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소상공인진흥원과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해외의 신사업 아이템(제품)을 소개한다.
배달되는 무료 복사용지 (www.tokupepa.co.jp)
사무실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모품 중 하나가 복사용지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원가절감 운동을 실시하게 되면 제일 먼저 ‘이면지 사용하기’가 등장하는 것도 그만큼 많이, 헤프게 사용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무료 복사용지를 배송까지 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일본의 ‘숍 다큐멘트21요시다’의 ‘토쿠페파’(とくぺぱ)가 그것. 무료 서비스가 가능한 비결은 복사용지 뒤에 인쇄된 광고 덕이다. 뒷면을 광고 매체로 활용함으로써 무료 서비스를 현실화한 것이다.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것은 공식 사이트에 등록하는 것이 전부다. 회사 이름이나 업종, 종업원 수 등의 항목을 등록하면, 사무실에서 한 달 동안 사용하는 복사용지 매수의 10%를 한도로, 200장 단위로 배송된다. 만일 매달 복사용지 사용매수를 5000장으로 산출했을 경우, 매달 400장이 배송되어 온다.
광고 면에는 쿠폰이나 기간 한정 서비스를 게재하기도 한다. 무료 복사용지는 광고매체로서의 장점도 커서 광고주로부터도 주목을 받고 있단다. 광고주는 등록된 약 5000개 사의 사용자 중에서 업종이나 지역 등을 선택해 광고를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IP전화 광고는 지역 내 IT기업, 제약회사 광고는 종합병원, 이런 식으로 말이다. 게다가 다이렉트 메일(DM)이나 전단지와는 달리 배달된 곳의 사람들이 확실히 받아보게 되어 있으며 비용도 장당 약 25엔(3500원)으로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일본 DM은 장당 50~80엔). 현재 광고주 수는 40개 사 정도. 광고효과를 점점 인정받으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기프트 카탈로그 (www.sowxp.co.jp)
일본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기프트 카탈로그’란 선물을 받는 사람이 물건을 선택할 수 있는 카탈로그 형식의 선물이다. 일본에서는 관혼상제를 비롯해 진학 명절 등 연중행사시 필요한 선물을 기프트 카탈로그로 대체하는 것이 일상적이다. 이 상품의 장점은 선물을 보내는 사람이 받는 사람의 선호도나 효용성을 고민하느라 선물을 고르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카탈로그에는 보내는 사람이 구매한 가격대에 맞는 상품들이 기재되어 있으며, 받은 사람은 그중 어떤 상품이든지 선택할 수 있다. 상품 수령은 카탈로그에 첨부된 신청서(엽서)에 상품의 일련번호 및 받는 사람의 주소 성명 등 개인정보를 기재해서 보내면 상품이 송부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형태는 일반적인 홈쇼핑 등 통신판매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보내는 사람이 요금을 지불하며, 받는 사람은 카탈로그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상품을 무엇이든 가질 수 있다는 것에 차이가 있다.
그중에서도 현재 주목받는 것은 ‘소우 익스페리언스’의 ‘체험’만을 수록한 카탈로그다. 이 회사에 따르면 올해 화이트데이와 어버이날에 체험을 바탕으로 한 카탈로그 매출이 전년대비 20~30% 증가했다고 한다. 체험 장르는 스포츠 마사지와 같은 웰빙형 휴식, 요리강습 등의 학습,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하며 전부 90여 종류가 있다고 한다. 카탈로그에는 이용방법과 점포 일람표, 티켓이 동봉되어 있으며 받은 사람이 카탈로그에서 선택지를 확인한 후, 인터넷 카탈로그에 로그인해 원하는 체험을 예약하면 된다.
카탈로그의 가격은 5200엔(약 7만 3000원)에서 5만 2500엔(73만 7000원)까지 있다. 구매층은 주로 20대 후반에서 40대지만 선물을 받는 ‘체험층’은 60~70대까지 연령 폭이 넓다고 한다. 가장 인기가 많은 상품은 1만 500엔(15만 원)의 종합카탈로그 ‘Green’으로, 승마 네일아트 피부관리 다도체험 일본전통무용 관람권 등이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울 의류 수선 키트 (www.woolfiller.com)
‘울필러’(Woolfiller)는 낡은 울 소재 의류를 오랫동안 입을 수 있도록 해주는 수선 키트다. 네덜란드의 제품 디자이너인 헬린 크로퍼(Heleen Klopper)의 아이디어인 울필러는 울 점퍼와 카디건 재킷 카펫 등의 구멍을 메우고 얼룩을 숨겨준다. 울필러는 수선시 울의 독특한 특성을 활용한다. 울 섬유에는 펠트 바늘로 찔렀을 때 벌어지는 작은 구멍들이 있는데 이 구멍이 울 섬유와 얽혀 서로 연결이 되면 세탁을 해도 다시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울필러를 사용하는 방법은 홈페이지에 동영상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우선 수선이 필요한 구멍을 찾고, 옷을 뒤집는다. 그런 다음 받침대 폼(foam)을 구멍 밑에 넣고 약간의 울 조각을 잘라 내어 구멍에 대고 펠트 바늘로 여러 번 찌르면 끝이다. 6가지 종류의 표준적인 색깔 키트가 울필러 사이트에서 17.50유로(2만 60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21.50유로(3만 2000원)를 내면 자신이 원하는 색으로 구성된 고객 맞춤형 키트를 주문할 수도 있다. 표준 키트나 맞춤형 키드 모두 각각 5개의 컬러 울 조각과 2개의 펠트 바늘, 그리고 1개의 받침대 폼과 사용자 매뉴얼이 포함되어 있다.
한정판 노트북 커버 (www.tropicalhowie.com)
‘계획된 희소성’은 제품의 매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잘 알려진 마케팅 기술이다. 호주의 한 벤처 회사는 이런 전략을 십분 활용, 극도로 한정된 디자이너판 노트북 커버를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호주의 트로피컬 호위(Tropical Howie)가 현재 맞춤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의 노트북 커버 제품은 750개로 한정 판매되고 있는데 홈페이지에는 각 디자인의 잔여 수량을 표시해 주고 있다. 디자인의 독특함도 독특함이지만 디자인마다 각각 이야기가 수반되어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야기는 커버 안쪽에 인쇄가 되어 있다고 한다. 현재 이 제품의 디자인에는 6종류가 있으며 13인치, 15인치, 그리고 17인치 노트북용으로 제작되어 있다. 고품질의 5㎜ 네오프렌(합성고무의 일종)으로 만들어진 이 노트북 커버는 호주 달러로 69.95달러(7만 5000원)이며 전 세계로 배송이 가능하다고 한다.
자료제공=소상공인진흥원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