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투병으로 3년간 시의회 불참 등 시정 공백 우려… “최근 청사 출근해 직접 업무 수행” 해명
4일 현충탑 참배에 나선 이성호 시장(사진=양주시)
[일요신문]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성호 양주시장의 거취가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지역에서는 이 시장이 오랜 투병으로 시정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성호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재선 양주시장이다. 2015년 새누리당 현삼식 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양주 시장직을 잃고 이듬해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민주당계 정당에서 양주시장이 된 첫 사례였다.
2018년 지방선거에는 민주당 후보로 단수공천됐고 무려 6만 6623표(71.9%)라는 득표를 거두며 압승했다. 양주시는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4선)의 지역구인 데다 정 의원이 20대 국회 후반기 기재위원장을,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예결위원장을 맡고 있어 두 사람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 시장은 2018년 9월 성대 수술을 받으며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9년 2월에는 허리 수술을 받으며 정상 보행도 어려워졌다. 이 시장은 현재까지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허리 수술을 받은 2019년에는 100일 이상 병가(공무상병가 90여 일, 일반병가 10여 일)를 냈고, 이후 외부행사에는 부시장을 대신 보내는 일이 잦아졌다. 지난해부터는 일주일에 2~3일만 출근하고 나머지는 재택 근무한다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퍼졌다.
임기 초기부터 불거진 건강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없자 지난해 10월 20일 양주시 청사 광장에서 양주 지역 정치인들이 모여 이 시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김성수 전 국회의원, 현삼식 전 양주시장, 경기도 의정회 양주시지회장 한형석 전 도의원 등은 “시장 개인의 건강 문제로 양주시의 중요한 결정들이 신속하게 처리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공무원들의 노고와 시스템으로 큰 문제 없이 시정이 운영되고 있다지만 모든 것이 시스템으로만 운영된다면 민선 시장의 존재 의미는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이들은 “이성호 시장은 부시장 대행 체제와 시정 공백 장기화에 대한 시민들의 질책을 받아들여 시장직을 내려놓고 치료에 전념하길 바란다”며 퇴진을 촉구했다.
최근에는 이 시장이 시의회에 3년 가까이 불출석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과 우려를 동시에 사기도 했다. 지난 12일 양주시의회 홈페이지에는 “이성호 시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3년간 의회에도 불출석하고 양주 시민들 앞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양주 시민을 위해 사퇴해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시장 급여는 민주당에서 주는 것이 아니고 양주 시민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것이다. 사퇴하지 않는다면 불편한 역사로 남을 것”이라는 충고도 담겼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양주시의회는 “글을 올린 시민이 직접 지운 거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양주시 비서실 관계자는 “시의회 불참은 성대 수술로 말씀이 원활하지 않아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부시장이 대신 참석한 것”이라며 “재택근무도 했지만 최근에는 거의 청사로 출근해 업무를 직접 보고 있다. 의사결정이나 업무 보고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진 사퇴에 요구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사퇴 얘기는 없다. 임기를 완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