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2’ 발 안 닿은 ‘신대륙’에 착륙하라
‘담달폰’이라는 불명예를 안으며 국내 시장에 뒤늦게 선보인 ‘아이폰4’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고객들의 품에 안기면서 ‘갤럭시S’가 선두를 달리던 스마트폰 시장에 ‘2차 대전’이 시작됐다. 갤럭시S가 이달 들어 가입자 100만 명을 넘어서며 선전하는 가운데 10월 초까지 아이폰4 시즌2 예약자까지 모두 가입을 마치면 ‘아이폰3G’를 합쳐 국내 아이폰 가입자 수는 110만여 명에 이른다. 이런 와중에 연말까지 다른 단말기 제조사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25개 모델에 이르는 스마트폰이 국내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알려져 가을 스마트폰 시장의 대격돌이 예상된다.
아직까지 국내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삼성 갤럭시S다. 아이폰4의 국내 출시가 늦어지면서 갤럭시S에 마음을 뺏긴 고객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는 지난 9월 10일부로 100만 가입자를 넘어섰고 하루 평균 가입자가 1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폰4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고객 품을 파고들며 이런 시장점유율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KT에 따르면 아이폰4가 예약자들에게 속속 도착하면서 지난 16일 기준 아이폰3G 가입자를 합쳐 국내 아이폰 가입자는 총 100만 명을 넘어섰다. 애플이 아이폰3G로 첫 선을 보인 지 10개월여 만의 일이다.
아이폰 돌풍을 이어가기 위해 KT는 아이폰4 개통 일정을 앞당겼다. 당초 시즌1 예약 가입자들의 개통 완료 시점은 25일이었지만 KT 측에서 이를 하루 앞당겨 24일로 완료 시점을 잡아놓은 상태다. 이로 인해 시즌2 가입자들의 개통시점도 빨라질 전망이다. “최대한 빠른 개통을 통해 아이폰4 가입자들의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라는 것이 KT 측의 설명이다.
KT에 따르면 아이폰4만 놓고 볼 때 시즌1·2 예약자를 합쳐 10월 초까지 가입 고객 예상 수는 21만 명 정도다. 시즌2 예약 가입자까지 모두 개통되면 기존 아이폰3G 사용자 약 90만 명을 합쳐 국내 아이폰 사용자는 총 11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결론이다. 적어도 10월 초까지는 시즌1·2 예약 가입자가 모두 개통될 것이라는 점을 보면 10월 초쯤 아이폰이 갤럭시S를 앞지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이런 아이폰의 순항에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특히 국내에서 처음 발견, 보고된 아이폰4의 수신불량 문제가 앞으로 어떤 변수로 작용하게 될지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아이폰4를 개통한 고객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는 안테나의 수신감도가 정상적으로 표시된 상태에서도 음성통화나 문자메시지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정 지역이나 통신사와 관계없이 수신이 안 된다는 것이 문제를 제기한 소비자들의 얘기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아이폰4가 출시된 이후 문제가 됐던 ‘데스그립’(특정 부위를 잡으면 수신 감도가 떨어지는 현상)과는 다른 것이다. KT 측에서는 “현재 소비자 불만을 접수받고 관련 문제에 대해 집중 점검에 들어갔다”고 전했지만 앞으로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이런 문제들을 차치하고 아이폰은 그간 고객들의 가장 큰 불만을 샀던 ‘부분 수리 불가’라는 애플의 서비스 정책을 대폭 수정해 국내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4 출시일인 10일부터 강화유리와 카메라, 모터 등 아이폰4의 부품 파손 및 고장에 대해서도 애플 서비스센터를 통해 수리해 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지는 어떤 고장에 대해서도 리퍼폰(고장이 난 전화기를 가져가 미리 수리한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정책을 고수해왔다.
이처럼 아이폰이 기존 애프터서비스 정책까지 수정해가며 국내 고객들의 구미를 자극하는 상황에서 삼성은 갤럭시S 후속 모델 개발로 탈출구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삼성 측은 아이폰이 선보이지 않은 다양한 색상의 휴대폰 컬러를 통해 고객들의 구매욕을 끌어당기겠다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그런데 최근 SK와 태스크포스팀 구성에 들어간 삼성은 연내 갤럭시S 후속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올 연말에는 아이폰과 갤럭시(후속모델)의 보다 격렬한 1위 자리 쟁탈전이 예상되고 있다.
갤럭시S와 아이폰4가 출시와 동시에 강력한 시장 지배자로 우뚝 서며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그간 국내에서 입지를 다져온 다른 업체들도 연이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10월부터 연말까지 25종이 넘는 스마트폰이 출시될 예정으로 알려져 치열한 판매경쟁이 벌어질 듯하다.
삼성과 애플이 ‘군웅’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휴대폰 사용자 전체 비율로 보면 절대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9월 초 기준 390만여 명. 이는 전체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의 8% 수준이다. 92%는 여전히 일반 휴대전화를 쓰고 있다는 얘기인 동시에 그만큼 다른 업체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작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국내 고객들의 선호도로 보면 삼성에 이어 가장 큰 위치를 차지했던 곳은 LG전자.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만큼은 유독 LG전자가 그다지 구매력을 당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LG전자는 올 들어 ‘옵티머스Q’와 ‘옵티머스Z’를 연이어 내놓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LG전자는 하반기 글로벌 전략 스마트폰인 ‘옵티머스원’을 출시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옵티머스원은 지난해 말부터 연구인력 500여 명이 투입된 ‘텐밀리언셀러(1000만 대 판매) 스마트폰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10월 초부터 90여 개국 120개 이동통신사를 통해 출시될 예정. 갤럭시S, 아이폰4가 지배하고 있는 전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옵티머스원을 1000만 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옵티머스원이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부분은 편리함이다. 원터치 방식에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콘셉트를 내세운 LG는 서울 시내버스, 버스정류장, 지하철역 등에 ‘편리한 스마트를 ONE해?’, ‘재미있는 스마트를 ONE해?’ 등의 문구를 삽입한 티저광고를 기획하고 있다. 또 국내 고객들에게 친숙한 캐릭터인 ‘스머프’를 앞세워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에서 ‘스카이’ 브랜드로 꾸준히 고객의 사랑을 받아왔던 팬택은 9월 초부터 ‘베가폰’을 통해 아이폰·갤럭시 양강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팬택이 다른 단말기들과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점은 무엇보다 디자인. 이전부터 국내 고객들에게 독특한 디자인으로 사랑을 받아왔던 스카이인 만큼 스마트폰에서도 그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팬택은 스카이 베가 화이트를 내놓은 데 이어 골드와 핑크도 출시를 앞두는 등 컬러 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K텔레콤 단일 판매 상품으로 9월 3일 출시된 스카이 베가폰은 지난 25일 기준 누적판매율 5만 대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까지 큰 수치는 아니지만 SK텔레콤 스마트폰 판매 부문에서는 갤럭시S에 이어 2위에 랭크돼 있다. 여기에 KT에서 판매되고 있는 스카이 ‘이자르’가 하루 평균 3000대 개통을 넘기고 있다는 통계를 보면 국내에서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노키아 소니 등 세계 유명 휴대폰 브랜드들도 앞 다퉈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채비를 하고 있다. KT를 통해 첫 선을 보일 HTC ‘레전드’는 안드로이드 2.1 버전에 3.2인치 디스플레이, 600㎒ 프로세서, 500만 화소 카메라 등을 탑재했지만 출고가는 60만 원으로 성능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역시 KT에서 선을 보일 노키아의 ‘N8’ 역시 중저가 시장을 노린 제품이다. 노키아의 차세대 OS인 ‘심비안3’를 장착한 N8은 3.5인치 화면에 1200만 화소 카메라, HD급 동영상 촬영 기능 등을 갖췄다. SK텔레콤이 출시하는 HTC ‘와일드파이어’, 리서치인모션 ‘블랙베리 펄 3G’,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X10 미니’ 등도 저가 전략을 통해 보급에 중점을 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모델들이 과연 국내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특정 요금제를 선택하면 단말기 가격 부담이 ‘0’에 가까운 통신사들 정책 앞에서 가격으로 승부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해외 스마트폰 업체들이 단순히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차원을 넘어 국가 정책에 호응하는 방법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대만 업체인 HTC는 국내 고용 창출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출시했던 ‘디자이어’ 등을 통해 국내 애프터서비스센터를 100여 개로 늘리며 국내 고용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 또 블랙베리로 잘 알려진 림(RIM) 사는 블랙베리 개발자 대회를 여는 등 한국을 애플리케이션 파트너 국가로 삼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
갤럭시탭 미국 공략 앞과 뒤
손안에 쏙 ‘7인치 화면’ 승부수
삼성전자가 ‘갤럭시탭’을 내세워 애플의 ‘아이패드’가 장악하고 있는 미국 태블릿PC 시장 본격 공략에 들어갔다. 지난 16일 미국 뉴욕에서 대대적인 ‘갤럭시탭’ 론칭 이벤트를 벌인 삼성전자는 올 4분기 AT&T 버라이즌 스프린트 T모바일 4대 이동통신 사업자를 통한 미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우선 눈에 띄는 갤럭시탭의 특징은 다른 태블릿에 비해 해상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7인치의 액정은 상의 주머니나 가방 속에 쏙 들어가 휴대도 편리하다. 여성들도 핸드백에 넣고 다니다 필요할 때 꺼내 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하다. 무게는 380g으로 매우 가볍다. 아이패드의 경우 9.7인치의 디스플레이에 무게가 680g이어서 그간 너무 크고 무겁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갤럭시 탭은 구글 안드로이드 최신 플랫폼 2.2버전을 적용했고 300만 화소 카메라, 4000mAh 대용량 배터리,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 등 다양한 기능도 제공한다.
지금까지 미국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외신들은 갤럭시탭 론칭 행사 이후 연이어 “아이패드의 유일한 대항마”로 갤럭시탭을 꼽았다. 관련업계 전문가들도 “두 제품이 세계 태블릿 시장을 이끌며 수요를 급팽창시킬 것”이라고 크게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태블릿 시장에서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앱) 활용도가 아직까지 애플에 못 미친다는 점은 하루빨리 극복해야 할 단점으로 지적된다. 애플 앱스토어는 22만여 개 앱을 보유하고 있는 데 비해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은 겨우 10만 개를 넘을 정도다.
갤럭시탭에서 자랑하고 있는 ‘7인치 화면’도 아직까지 검증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용 시장에서는 아이패드가 출시된 직후부터 각종 회의와 프리젠테이션에 널리 쓰이며 유용성을 인정받고 있는 추세다. 이에 갤럭시탭의 보다 손쉬운 휴대성과 더 작은 화면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아직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상당수다.
손안에 쏙 ‘7인치 화면’ 승부수
우선 눈에 띄는 갤럭시탭의 특징은 다른 태블릿에 비해 해상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7인치의 액정은 상의 주머니나 가방 속에 쏙 들어가 휴대도 편리하다. 여성들도 핸드백에 넣고 다니다 필요할 때 꺼내 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하다. 무게는 380g으로 매우 가볍다. 아이패드의 경우 9.7인치의 디스플레이에 무게가 680g이어서 그간 너무 크고 무겁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갤럭시 탭은 구글 안드로이드 최신 플랫폼 2.2버전을 적용했고 300만 화소 카메라, 4000mAh 대용량 배터리,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 등 다양한 기능도 제공한다.
지금까지 미국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외신들은 갤럭시탭 론칭 행사 이후 연이어 “아이패드의 유일한 대항마”로 갤럭시탭을 꼽았다. 관련업계 전문가들도 “두 제품이 세계 태블릿 시장을 이끌며 수요를 급팽창시킬 것”이라고 크게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태블릿 시장에서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앱) 활용도가 아직까지 애플에 못 미친다는 점은 하루빨리 극복해야 할 단점으로 지적된다. 애플 앱스토어는 22만여 개 앱을 보유하고 있는 데 비해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은 겨우 10만 개를 넘을 정도다.
갤럭시탭에서 자랑하고 있는 ‘7인치 화면’도 아직까지 검증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용 시장에서는 아이패드가 출시된 직후부터 각종 회의와 프리젠테이션에 널리 쓰이며 유용성을 인정받고 있는 추세다. 이에 갤럭시탭의 보다 손쉬운 휴대성과 더 작은 화면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아직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상당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