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석 기장군수
[부산=일요신문] 오규석 기장군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의 경제 전쟁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이라는 족쇄를 채워 참전시켜 줄 것을 대통령님께 간곡히 읍소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오 군수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촉구 호소문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냈다.
오 군수는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기장군은 147만8772㎡ 부지에 군비 3197억 원을 들여 원자력 비발전 분야를 선도할 방사선기술(RT) 산업의 집적화 단지인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대기업들과 강소기업들의 투자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 총수가 구속된 상태에서 어떤 전문 경영인이 투자 결정을 쉽사리 내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지금 대한민국은 방역 전쟁뿐 아니라 경제 전쟁을 치르고 있고, 무너지고 피폐해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지방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 군수는 “예전에는 전쟁이 터지면 죄를 받던 장수들도 전장에 나가 목숨을 걸고 공을 세움으로써 최의 대가를 받게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원에서 내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판단은 존중하고 당연하지만 죄의 대가를 치르는 방식에 대해서 대통령님께서 사면이라는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아래는 오 군수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호소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오늘도 야간군수실을 찾아온 주민의 갈라지고 튼 손을, 때 묻은 소매 끝에 얼룩진 삶의 고단함을, 부르튼 입술을 침으로 적시며 쏟아내는 간절함을, 아프고 시린 마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야간군수실을 찾아와 호소하시는 분들의 심정도 이런 간절함일까, 다시 되새기며 며칠을 벼르고 고민하다 용기 내어 이렇게 대통령님께 펜을 들었습니다.
기장군은 1,478,772㎡(약45만평) 부지에 군비 3,197억원을 투입하여 원자력 비발전 분야를 선도할 방사선기술(RT) 산업의 집적화 단지인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수출용 신형연구로 개발사업, 중입자가속기, 방사성동위원소 융합연구 기반구축, 파워반도체 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 등 주요 국책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기장군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창출하는 미래 산업혁명의 메카로 자리잡을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과 강소기업들이 지방으로, 바로 우리 기장군으로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기장군과 17만 4천 기장군민 한 분 한 분의 피와 땀과 열정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기업 총수가 구속되어 있는 상태에서 어떤 전문 경영인이 투자 결정을 쉽사리 내릴 수 있겠습니까?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19와의 방역 전쟁 뿐 아니라 경제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특히 무너지고 피폐해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지방투자가 절실하고 또 절실합니다.
저는 이 코로나19와의 경제 전쟁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이라는 족쇄를 채워 참전시켜 줄 것을 대통령님께 간곡히 읍소합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예전에는 전쟁이 터지면 죄를 받던 장수들도 전장에 나가 목숨을 걸고 공을 세움으로써 죄의 대가를 받게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법원에서 내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판단은 존중합니다. 당연합니다. 하지만 죄의 대가를 치르는 방식에 대해서 대통령님께서 사면이라는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진정한 환부작신(換腐作新)은 기회를 바탕으로 합니다.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에게 환부작신할 기회를 주십시오. 그래서 대기업들이 무너진 지역 경제를 살리는 도화선이 될 수 있도록 살펴봐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능력을 믿습니다. 환부작신(換腐作新)의 기회에 대한 평가는 현명하고 위대한 국민들이 반드시 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2021년 1월 31일 밤 10시 30분
기장군청 군수집무실에서 오규석 기장군수 드립니다.
김기봉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