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4억9000만원 중 4억2900만원 취소해야”
세무당국이 최서원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부과한 증여세 중 상당 부분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진=최준필 기자
서울고법 행정9부(김시철 부장판사)는 4일 정 씨가 강남세무서를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세무당국이 부과한 증여세 4억 9028만 5330원 중 4억 2990만 1118원의 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1심은 1억 7538만 7440원의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지만 2심은 부과된 증여세 중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내지 않아도 된다고 봤다.
세무당국은 정 씨가 최 씨의 소유재산을 넘겨받았다고 보고 4억 9000만 원 상당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증여세 부과대상은 정 씨가 승마연습을 할 때 사용한 말 4필, 경기 하남의 집, 아파트 보증금, 보험료 환급금이다.
정 씨는 처분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2018년 7월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2011~2013년 경기용 말 4필 구입대금 중 약 4억 300만 원, 아파트 보증금 1억 5000만 원을 증여세 대상으로 봤지만 2심은 이를 위법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증여세 부과를 전부 취소했다.
재판부는 “당시 정 씨가 미성년자인 점을 고려하면 말 4필에 대한 소유권을 부모가 취득하되 미성년 자녀에게 이를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경우를 충분히 상정할 수 있다”며 소유권이 정 씨에게 귀속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보험의 만기환급금 일부와 강남 아파트 보증금 등에 부과된 증여세도 최 씨가 정 씨에게 증여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과세 처분을 취소하도록 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