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증거 인멸 염려 있다” 영장 발부, SK네트웍스 “경영공백 없도록 최선”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사진=SK네트웍스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오후 9시께 검찰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최 회장이 피의 사실과 같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지위를 이용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도 있다”며 “범죄 규모와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전준철)는 2000~2015년 SKC 회장을 거쳐 2016년부터 SK네트웍스 회장을 맡고 있는 최신원 회장이 각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보고 횡령 및 배임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비자금이 해외로 흘러나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최 회장이 해외를 오간 시점에 법인 자금이 빠져나간 정황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2009년 SK텔레시스가 최신원 회장이 지분을 보유했던 골프장 운영업체에 150억여 원을 무담보로 빌려주고 제대로 돌려받지 못한 것을 배임 혐의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2018년 SK네트웍스의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을 잡아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기면서 시작됐다. 최 회장의 횡령 정황을 포착한 검찰은 지난해 10월 최 회장의 주거지와 SK네트웍스 본사 및 계열사 10곳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달 최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최신원 회장은 구속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인치돼 있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곧바로 수감 절차를 밟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대 20일간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은 뒤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어려운 시기에 이 같은 상황을 맞게 돼 당혹스럽다”며 “이사회 및 사장을 중심으로 회사 경영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원 회장은 SK그룹을 창업한 고 최종건 회장의 아들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형이다. SK네트웍스의 전신은 1953년 최종건 회장이 창립한 선경직물로 SK그룹의 모기업이다. SK네트웍스는 정보통신 유통업, 무역업, 자동차 대여, 워커힐호텔 운영 등의 사업을 하는 시가총액 1조 원대 기업이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