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대응” 겁먹고 허위 인정, 폭로자가 되레 가해자였다는 맞불까지…대중 ‘아님 말고’식에 염증
JTBC ‘싱어게인’에 출연 중이던 가수 요아리도 학창시절 학폭 가해자였다는 폭로에 휘말렸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입장을 냈다. 글쓴이는 요아리의 공식입장 발표 후 자취를 감췄다. 사진=JTBC 제공
JTBC ‘싱어게인’에서 호평을 받았던 요아리(47호)는 최종 결승전 직전인 2월 7일 학폭 폭로를 맞닥뜨렸다. 당시 글쓴이는 자신이 아니라 지금은 연락도 닿지 않는 중학교 동창이 요아리의 학폭 피해자라며 그가 요아리로부터 신체적인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첫 번째 주장 글 외에는 실제 학폭 피해자의 증언이나 증거가 제시되지 않아 당시 글을 접한 네티즌들의 지적을 받았다. 이후 요아리가 전혀 사실 무근이며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식입장을 밝히자, 해당 글의 글쓴이는 자취를 감췄다.
대학교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여럿이 모여 술을 마시고 다니던 학생들에게 일침을 날리며 ‘개념돌’에 등극했던 보이그룹 TOO의 멤버 웅기도 2월 16일 중학교 시절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다. 그런데 웅기와 같은 중학교를 다녔던 다른 동창들이 “일방적인 학폭 가해가 아니라 쌍방의 싸움으로 인한 것이고 폭로글 글쓴이 역시 학폭 가해자”라고 맞불 폭로를 했다. 또한 피해를 주장한 일부 내용이 학생들 사이에서 불거질 수 있는 사소한 갈등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 대중들 사이에서 지적되면서 이슈의 불씨가 잦아들고 있다.
웅기의 경우 학폭 피해를 호소한 이들은 총 3명이다. 이들 가운데 처음 폭로글을 쓴 ‘피해자1’과 웅기의 중학교 친구 무리들로부터 학폭을 당해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고 주장한 ‘피해자3’ 2명이 네이트판에 여러 차례 글을 올렸다.
술자리 소신 발언으로 ‘개념돌’에 등극했던 보이그룹 TOO의 멤버 웅기는 그의 학폭 가해를 폭로한 이들이 다른 동창들의 반박과 ‘맞불 폭로’를 맞닥뜨리고 있다. 사진=스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글이 이슈가 되자 웅기의 동창들이 나와 피해자1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와 중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피해자1이 먼저 춤을 추던 다른 여학생(웅기의 친구)의 복장을 보고 바지가 짧다며 성희롱 발언을 했다. 그래서 위클래스(학교 상담프로그램)에도 불려가고 일이 많았는데 본인이 먼저 잘못해 놓고 (웅기가) 학폭에 가담했다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네티즌은 이와 함께 당시 피해자1의 발언으로 피해를 입었던 여학생과의 카카오톡 캡처를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웅기의 학폭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던 피해자3의 경우도 다른 동창들이 “일방적인 학폭 가해가 아니라 쌍방의 싸움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피해자3이 웅기와 다툼 이후로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을 통해 그를 겨냥해 “입술 또 터지기 싫으면 이제 꺼져라” “너 아빠 없잖아” 등의 욕설을 쓰는 등 사이버 폭력을 가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피해자3도 이런 지적을 인정하며 “싸우기 전 빌려갔던 20만 원 상당의 캐리어를 집 화단에 던져 긁히게 해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동창들이 나서 폭로 사실에 반박하면서 웅기와 관련한 학폭 폭로는 이제까지 나온 연예인 학폭 이슈 가운데 가장 단기간에 화제성이 사라지는 분위기다.
배우 조병규의 경우는 학폭 폭로글 글쓴이가 허위사실로 글을 썼다고 자백 후 선처를 호소했다. 사진=OCN 제공
그러나 글쓴이가 주장한 ‘조병규를 만난 시기’가 실제 조병규가 뉴질랜드에서 거주하던 때와 맞지 않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분위기 반전을 맞았다. 여기에 글쓴이가 글을 삭제한 뒤 조병규의 소속사인 HB엔터테인먼트에 허위사실로 글을 쓴 것을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는 공식입장까지 나오며 대중들을 허탈하게 했다.
이처럼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진 연예인 학폭 폭로가 대부분 과장됐거나 허위사실로 확인되면서, 스포츠계 학폭 이슈로 민감해져 있던 대중들로 하여금 ‘아니면 말고’식 폭로에 염증을 느끼게 하고 있다. 아직 삭제되지 않은 각 폭로글에는 “마녀사냥 하지 말고 둘이서 해결해라” “거짓으로 학폭 폭로하는 사람들 때문에 진짜 학폭 피해자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며 글쓴이를 질타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학폭은 증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피해자의 주장에만 집중되는데, 여기에 그냥 같은 학교 졸업앨범 사진만 올려도 갑자기 신빙성이 높아진다. 실제론 같은 반도 아니었거나 아예 같은 학교도 아닌데 앨범 사진을 구해서 올려놓고 허위로 이상한 내용을 꾸며내는 사람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희로선 허위사실인 만큼 즉각적으로 법적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하면 대중들이 ‘뒤가 구리니까 고소로 입막음한다’며 또 다른 의혹을 덧씌운다. 실제로 잘못을 저질렀다면 책임을 져야 마땅하지만 그렇지 않은 연예인들은 고스란히 허위사실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