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민감한 ‘승리수당 제한’에 들끓는 현장 민심 “당근 없이 채찍만”
2021시즌 K리그1에서는 교체선수가 기존 3명에서 5명으로 늘어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특히 K리그1의 경우 이번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탓에 시즌 도중 약 40일간 휴식기를 가진다. 자연스레 나머지 기간 경기 일정이 빡빡해질 수밖에 없다. 리그 휴식기가 없는 K리그2의 경우 교체 인원이 3명으로 유지된다.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모든 팀과 협상을 허가하는 ‘보스만 룰’도 도입됐다. 같은 클럽 간 3명 이하 인원만 허용하는 등 임대 제도도 달라진다. 다만 보스만 룰은 이번 시즌부터 적용되는 반면 임대제도는 오는 2024시즌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2022시즌부터는 강등·승격 팀 숫자도 달라진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승강팀 수 변경에 대한 논의를 거쳐 변동사항을 발표했다. 기존 최대 2팀이 K리그1 승격과 K리그2 강등이 되는 구조에서 각각 1팀씩 늘렸다. 각 리그에서 최대 3팀까지 1, 2부리그를 오르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연맹 발표에 따르면 “K리그2 구단들에 대한 동기부여 등을 위해”서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일어난 변화 중 가장 이목이 집중된 부분은 ‘승리수당 제한’이다. 축구계는 그간 기본급 외 수당이 있었다. 경기 엔트리 등록, 출전, 승리, 득점 등 다양한 분야에 수당이 뒤따랐다.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특별수당도 있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선 구단에 선수들에게 특별히 별도 수당을 제시해왔고 이는 소위 ‘베팅’으로 불렸다.
지난해 12월 K리그 이사회는 K리그1 100만 원, K리그2 50만 원으로 상한선을 그었다.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책정되던 승리수당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베팅은 전면 금지됐다. 위반 시 최대 10억 원(K리그2는 5억 원)의 제재금이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큰 반발이 일어났다. 규정 변화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선수들과는 정작 논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선수들의 의사 반영이 전혀 없었다. 국내에 선수협회도 존재하지만 의사를 묻지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방적 결정이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선수는 “선수 의견이 배제된 채 구단과 연맹 입장만 고려해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당근’ 없이 ‘채찍’만 존재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저연봉 인상 등의 조치 없이 수당을 제한하는 등 인건비 줄이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많은 새 규정 들이 1~2년 뒤부터 시행되는 반면 유독 수당 제한만 즉시 적용된다”는 불만도 있다.
실제 승리수당은 연봉이 제한된 신인급 선수들의 보수를 보완해주는 수단으로 작용했다. 또 수당 제한은 K리그 입단을 주저하는 원인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이번 이적 시장에서 국내 복귀를 추진하던 한 선수는 갑작스런 수당 제한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선수도 사람이기에 수입이 적어지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귀띔했다.
일각에선 또 다시 K리그에 ‘검은 손’이 뻗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1년 승부조작 사태 당시 제의를 받은 선수들은 대부분 저연봉자였다. 2018년 승부조작 제안을 거절해 찬사를 받았던 이한샘은 당시 군복무 중이었다. 물론 승부조작 가담은 선수의 양심에 달린 일. 하지만 승리수당이 대폭 줄어들며 유혹에 넘어가는 이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