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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시장 후보 | ||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에서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대혈투를 벌이고 있다. 생사를 걸고 충청권을 사수하려는 자민련과 대선고지를 향해 충청권을 접수하려는 한나라당이 치열한 육박전을 펴고 있는 것. 이에 반해 대전 민심은 침체된 지역경제로 선거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최악의 투표율이 예상된다.
대전시장 후보에는 총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관선 시장을 지낸 한나라당 염홍철 후보와 현직 시장인 자민련 홍선기 후보가 한치의 양보 없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공천에 실패한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 출신의 무소속 정하용 후보와 전직 기자인 무소속 김헌태 후보가 뒤를 잇고 있다.
일단 현재의 지역분위기상 당선예상자는 염 후보와 홍 후보로 압축된다. 두 후보는 지난 98년 지방선거에서도 맞붙은 바 있다. 이들의 대결은 ‘이제 대전에도 한나라당’이라는 새로운 ‘바람’과 ‘그래도 자민련’이라는 ‘조직’선거로 요약된다.
8회에 걸친 여론조사도 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 5월 초 실시된 2개 방송사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번갈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5월27일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이들은 1%포인트대의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염 후보는 ‘식자층’에서, 자민련 홍 후보는 ‘서민층’에서 각각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그러나 정당선호도 조사에서 한나라당이 자민련보다 두 배 이상의 지지율을 보였고, 투표참여도 조사에서도 한나라당 지지자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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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시장 선거에서 홍선기 후보와 염홍철 후보가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다. 위는 5월10일 한나라 필승대회. 아래 는 5월22일 자민련 대전시장 후보 선출대회. | ||
염 후보측 이종익 홍보실장은 “이제 자민련은 충청도에서 대안이 될 수 없다”면서 “JP가 눈물을 흘리며 지지를 호소해도 민심은 이제 그를 믿지 않을 것”이라며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염 후보측은 당 핵심지도부가 모두 충청출신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지난 1일 대전역에서 열린 정당연설회에는 천안 출신의 서청원 대표와 보령 출신의 김용환 국가혁신위원장, 대전 출신의 강창희 최고위원,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온 함석재 의원 등이 총출동해 대전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이에 대해 자민련 홍 후보는 ‘깨끗한 이미지’를 내세워 3선 고지를 점령한다는 전략이다. 민선 1, 2기 모두 시장직을 맡아온 데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대과없이 무난히 시정을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3선고지도 가능하다는 것.
송인덕 대변인은 “여론조사는 엎치락뒤치락하지만 인물을 비교해 볼 때 경쟁력이 있다”고 말한 뒤 “전과가 있는 사람이 어떻게 시장이 되겠냐”며 염 후보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홍 후보측이 승리를 장담하는 또다른 이유로는 자민련의 탄탄한 조직력이다. 현재 대전시 5개 구청장 모두 자민련 소속이고 기초의원까지 자민련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홍 후보측은 “물론 자민련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지지도가 살아나고 있다”며 “조직력과 함께 향수가 불면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무소속 정하용 후보측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헌태 후보측도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끝까지 갈 것”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그러나 지역민심은 선거를 외면하고 있다. 대덕구 오정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수박도매업을 하는 최아무개씨(45)는 “시장선거에 누가 나오는지도 모른다”며 “수박 하나 팔기 힘든데 선거에 누가 관심 갖겠냐”고 말했다. 또다른 상인은 “선거 때만 되면 표 받으러 시장에 와 얼굴 내밀고는 당선되고 나면 그만”이라며 정치인의 야속함을 꼬집었다.
정치무관심에도 불구하고 굳이 후보를 선택한다면 누구를 지지하겠 느냐는 질문에 시민들의 답변은 제각각이었다. 서구 둔산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아무개씨(38)는 “홍 시장이 특별히 잘한 것도 잘못한 것도 없지만 무난하지 않느냐”며 홍 시장을 지지했다. 그러나 대전역 근처에서 옷가게를 하는 이아무개씨(42)는 “홍 시장이 너무 오래 했다”며 염 후보를 간접적으로 지지했다.
지역중심의 정당지지도에도 변화가 일고 있음이 대전지역에서 감지됐다. 대전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아무개씨(47)는 “사람들 마음이 자민련에서 많이 떠났다”며 “김종필씨가 대통령 되는 게 사실 힘든 것 아니겠냐”며 대선후보를 내지 못하는 자민련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나 충청권 민심의 특성상 지지의사를 공개적으로 나타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민련에 대한 미련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시민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자민련에 대한 애증의 한표가 어디로 가느냐에 대전시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