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동일인 변경 요청…지배구조개편 속도 내나
현대차가 최근 공정위에 정의선 회장을 동일인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동일인 변경 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1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최근 공정위에 정 회장을 동일인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동일인 변경 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이를 수용할 경우 현대차는 21년 만에 총수가 변경된다.
공정위는 오는 5월 1일 ‘국내 대기업 집단 및 동일인 지정 결과’ 발표를 통해 현대차의 동일인 변경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매년 주요그룹을 대상으로 동일인을 지정한다. 동일인은 기업의 실질적 지배자로, 집단 지정자료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진다. 공정위가 동일인을 누구로 지정하느냐에 따라 특수관계인과 기업집단의 범위, 총수일가 사익편취 제재 대상 회사의 범위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정 회장의 동일인 지정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지 못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8년 지배구조 재편을 추진했지만 헤지펀드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를 제외하면 핵심 계열사 지분이 많지 않다. 그러나 내년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될 경우 정 회장과 대주주 일가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299% 가운데 10%를 매각해야 하는 만큼,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끌어올려야 한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활용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현대차그룹 IT서비스를 담당하는 현대오토에버는 향후 현대차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이 지분 9.57%를 보유 중인 현대오토에버는 최근 현대엠엔소프트와 현대오트론을 흡수 합병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